철새들의 본격적인 이동시기가 다가오자 전 세계는 조류독감이 대륙 간 전염병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조류독감 치료를 위한 백신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미국과 영국과 같은 부유한 서방국들이 치료약을 모두 사들이고 있어 막상 치료제 비축이 시급한 아시아 국가들이 약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소식을 이규상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조류독감 치료제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이 약이 어떤 것인지 소개해 주시죠.
이 약은 스위스의 로쉐(Roche)라는 회사가 만든 타미플루(Tamiflu)라는 치료제 인데요. 지금까지는 조류독감이 아닌 일반 독감치료에 이 약이 많이 이용돼 왔습니다. 또 이 약은 환자가 독감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지 이틀 안에 복용을 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공급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약 이라고 합니다.
이 약이 조류독감 감염자에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됐습니까?
세계보건기구(WHO)의 딕 톰슨(Dick Thompson)공보관은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회견에서 타미플루가 조류독감 치료에 큰 효과가 있는 지는 아직 검증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Thompson: we really don't know. in laboratory test the virus is vulnerable to this antiviral. when it's given to the patient.
톰슨 공보관은 이 약이 실험실에서는 조류독감 바이러스 퇴치에 효과를 보였지만 실제로 환자에게 이 약을 복용토록 했을 때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환자에게 조류독감 증상이 보이기 시작하면 즉각 이 약을 처방해야 하는데 처방이 늦어져서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로선 조류독감을 퇴치할 수 있는 뾰족한 약이 없다는 말인가요?
톰슨 공보관은 현재로서는 타미플루 이외에 한 두 가지 대안 치료제가 있기는 하지만 효과적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조류독감을 위한 확실한 치료제는 현재로서는 없다는 얘기인데요.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현재 조류독감 예방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실험단계라고 합니다. 또 새로운 백신이 개발 된다 하더라도 이를 대량생산을 하는 문제가 남아 있는데 이러한 능력을 갖춘 국가는 지금 미국과 영국, 일본 등 9개 나라 밖에 없어서 이들이 모든 생산 능력을 가동한다 해도 연간 3억 명 분밖에 생산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등 부유한 나라들이 이러한 치료제를 대량구입하고 있다는데 이들 국가들은 얼마나 많은 치료제를 확보하고 있습니까?
지난 3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조류독감에 대비하기 위해 약 10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미 의회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에 앞서 미 상원은 지난달 29일 39억 달러 규모의 조류독감 예산안을 승인한바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230만 명분의 타미플루를 확보하고 있는데요, 우선 2000만 명분의 약을 확보해 놓고 장기적으로는 1억 5천만명분을 비축해 놓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계획입니다.
또 영국의 경우는 조류독감이 유렵에 까지 전염될 경우를 대비해 1460만 명분의 치료제를 주문해 놓은 상태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프랑스와 호주 등 다른 서방 국가들도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조류독감의 위험에 더 노출돼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준비상황은 어떻습니까?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백신 확보를 위해 노력해 온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최근 들어서야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지난주부터 조류독감 치료제 확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싱가포르는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40만 명분의 치료제만을 비축해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의 20%에서 30%에 해당하는 치료제를 비축해 놓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실천에 옮겨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또 남한의 경우는 조류독감 치료제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금 비축하고 있는 량은 고작 70만 명분 정도입니다. 북한도 역시 조류독감의 안전지대는 아닌데요. 북한이 조류독감확산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있는 지는 아직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부유한 나라들이 이러한 치료제를 싹 쓸어간다면 가난한 아시아 국가들은 치료제 확보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이 됐습니까?
아시아의 가난한 국가들의 조류독감 백신 비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미비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유엔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류독감의 국제적 대처를 위해 앞으로 3년간 1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모은 금액은 1650만 달러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의 딕 톰슨 공보관은 조류독감 백신을 생산하는 스위스의 로쉐가 지난달 세계보건기구에 3억 명분의 조류독감 백신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Thompson: last month, same pharmaceutical company Roche announced it would donate 3 million courses of antiviral.
세계보건기구는 아시아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확산될 경우 이 백신으로 질병의 확산을 초기 진압할 계획입니다.
이규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