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북 합의 무효 선언 Q/A] “한국 압박하며 미국 관심끌기”

서울 지국의 박성우 기자와 함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남북 간 정치 군사적 합의를 무효화 하겠다’고 밝힌 선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서울-박성우 xallsl@rfa.org
200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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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먼저, 이번 선언의 목적이 뭔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박성우: 네, 말씀하신 대로 이번 성명을 발표한 기구가 조국평화통일위원횝니다. 조평통이라고 부르죠. 대남 정책을 담당하는 기구이기 때문에,이번 성명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의 말입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양무진: 큰 틀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전환을 이끌겠다는 고강도 대남 압박용이라고 지적하고 싶고요. 그러나 구체적으로 보면, 두 가지 의도가 더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남측의 이명박 정부가 6.15와 10.4 선언을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측 또한 정치 군사적 측면의 남북 기본합의서 합의를 지키지 않겠다, 이러한 맞불용 의도가 하나 있고요.

두 번째로, 지난 1월 17일 북한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의 연계선 상에서 보면, 총참모부 성명의 ‘전면 대결 태세’ 진입을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면서 군사 행동의 명분을 축적하는 의도가 담겨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진행자: 네,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6.15와 10.4 선언을 이행하라는, 그렇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고 남측에 압박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이 되는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그렇게 해석하면 되고요. 또 있습니다. 선언 내용에는 직접적으로 언급된 게 없지만, 미국을 겨냥한 걸로 해석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의 설명을 잠시 들어보시죠.

김용현: 기본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6.15, 10.4 선언에 대한 전향적 입장 전환에 대한 요구는 계속된 목표라고 볼 수 있고요. 또 하나의 측면은 미국의 관심을 끌어서 북미 관계나 북핵 문제의 조기 타결, 이런 걸 염두에 둔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박성우: 김 교수께서 ‘미국의 관심을 끌려고’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미국은 지금 국무장관을 힐러리 클린턴으로 결정한 상태죠. 이제 본격적으로 대북 정책을 집행할 사람들을 인선한 다음에 기존 대북 정책을 점검하고 확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 입장에서 보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치르는 테러와의 전쟁이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이 더 중요합니다.

반면에 북한은 우선순위에서 좀 밑에 있기 때문에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도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해석입니다.

진행자: 북한 내부 사정을 고려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던데, 그건 무슨 말입니까?

박성우: 네. 북한은 지금 ‘2012년 강성대국 진입 원년’이라는 목표가 있지요. 그런데 4년밖에 남질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남은 4년 안에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포함해서 정치적 불안 요인들을 제거하고,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태와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자, 그런데 이 목표 달성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우선, 김정일 위원장 건강이 좋지 않다 보니까 다시 ‘수령을 옹위하자’는 식의 표현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도와주질 않고 있으니까 다시 ‘천리마’라는 용어를 써서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97년 이후로 국경선 경계가 허술해지면서 워낙 많은 외부 문물이 들어갔습니다. 사회 통제가 예전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남한과 정말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는 식으로북한 내부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전문가는 “1월 17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군복을 입고 나와서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서 조평통이 성명을 통해서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는 것은 남한과의 대결 구도를 이용해 북한 사회 내부를 안정시키려는 정치적 수단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북한의 이번 조평통 성명은 대미, 대남, 대내용 다목적 포석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실제로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박성우: 네. 조평통 성명이 나오기 전에도 북한은 17일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서 ‘전면 대결 태세’를 선언했습니다.

그때도 주목했던 가능성이 서해 상에서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거든요. 이번에는 완전히 한국의 북방한계선을 무시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서해 상에서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시 양무진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양무진: 특히 서해 상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든지, 아니면 군사적 긴장 고조 차원의 무력 시위를 한다든지, 또 더 나아가서 군사적 긴장 고조 차원의 무력 충돌을 유도한다든지, 이런 측면의 군사적 긴장 고조 조치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전망해 봅니다.

진행자: 네. 북한이 일단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그리고 무력 시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서해 상이 항상 문제가 되는지, 그 이유를 우리 청취자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박성우: 네. 6.25 전쟁이 끝나고 1953년 8월에 유엔군 사령관이 북방한계선, 그러니까 NLL을 그었습니다.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 5도와 황해도 장연군 사이를 그어서 이걸 해상 경계선으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걸 인정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남북한 해군 간에 1999년 6월과 2002년 6월에 무력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말인데요. 한국군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겠군요.

박성우: 네. 한국군은 지난 17일 북한 총참모부가 “전면적 대결 태세” 성명을 발표한 다음부터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의 북한 해군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지난 1월 19일에 보도한 내용인데요. 우선, 백령도 등에 해상 감시 레이더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걸 이용해서 북한 해군 함정의 움직임을 24시간 내내 살필 수 있습니다.

또 유인 정찰기인 백두기와 금강기를 하루에도 수차례씩 띄우고 있습니다. 백두기는 북한 전역의 통신과 전파를 감청하는 게 임뭅니다. 금강기는 휴전선 북쪽 100km 이내의 북한군 움직임을 촬영해서 실시간으로 남측 당국에 보고합니다. 이뿐만이 아니고, 한국군 정보본부에는 대북 감청부대가 있습니다. 전방에 세워진 안테나로 북한의 통신을 정밀 감청할 수 있습니다.

전방 지역에 의심스러운 행동이 포착되면 저고도 무인 정찰기인 서처와 송골매를 띄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주한 미군도 북한군의 탄도미사일 연료 추진과 잠수함 이동 같은 전략적인 움직임을 고고도 유인정찰기인 U-2기와 정찰위성 등으로 정밀 감시하고 있습니다.

북한군이 어떤 행동을 하든지 이건 한국군이 파악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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