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인분 모으느라 바쁜 연말 보내

워싱턴-정보라 jungb@rfa.org
2010.12.28
MC: 올해 북한에서 ‘인분’이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인분 가게’까지 생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주민들이 2011년 1월에 있을 ‘새해 첫 전투일’을 앞두고 인분을 모으느라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민들끼리 말린 인분을 훔쳐가는 일도 벌어진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을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심각한 비료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북한이 내년 초에 시작하는 ‘새해 첫 전투일’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인분을 모으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의 대북소식통은 최근 북한에서 비료 사정이 악화되면서 ‘새해 첫 전투일’에 주민들이 일반 비료를 뿌리는 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북한 당국이 가구당 일정량의 인분을 거둬오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새해 첫 전투일’은 1월1일 설 이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16일까지 성인부터 학생들까지 총동원돼 논밭에 나가 비료나 인분을 뿌리는 기간을 말합니다. 북한 당국이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이 사업은 도시의 주민도 인근 지역의 논밭으로 나가 비료나 인분을 뿌리는 일에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의 소식통은 북한의 비료 공장이 잘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지원된 비료마저 끊긴 데다 중국에서 들어가는 비료 공급량도 턱없이 모자라 북한의 비료 사정은 내년에도 부족한 상태라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겨울철 농한기에 가구별로 책임 목표량을 정해주고 인분을 말려 바치도록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식량 부족으로 잘 먹지 못하는 주민들은 북한 당국이 정한 책임량을 채우기 위해 인분에 연탄재나 흙 등을 섞어 바치거나 주민끼리 인분을 훔치는 일도 발생하고 있으며 인분을 수거하는 인민반장에게 뇌물을 주고 책임량을 면제받기도 한다고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AFP통신도 28일 한국 서강대학교 김영수 교수를 인용해 북한의 장마당에서 인분을 값을 매겨 사고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28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비료 부족 사태는 이미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8년 진단한 바 있습니다. FAO는 2008년 북한의 비료 수급 상황이 전년도분의 60%밖에 못 미친다며, 아무리 기후 조건이 좋고 작황을 이룬다해도 극심한 비료 부족 사태로 북한은 만성적 식량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비료 수급 사정은 그 이후에도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미주리대학의 제리 넬슨 교수(C. Jerry Nelson)도 현재 북한은 전체 필요한 비료의 30%밖에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식량 증대에 큰 걸림돌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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