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0Km가 넘는 엄청난 속도의 이 비바람은 순식간에 버마를 덮쳐 사망, 실종자가 10만명을 넘고 이재민은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버마 남부는 해안 마을이 사라졌고 강가엔 시신이 떠다니고 굶주린 주민들은 물에서 상한 쌀을 건져내 끼니를 때우는 실정입니다. 또한 모든 건물은 부서지고 전기, 수도, 통신은 끊겼고 도로는 꺼져버려 마치 석기시대 같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난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적인 구호의 손길이 국경지대에 잇따라 도착하고 있으나 버마 군부정권은 집권체제의 불안을 두려워해 제한적으로 입국허가를 내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 구호대원의 입국까지 막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외국 구호대원들과 직접 접촉하면 군사정권의 실정이 드러나 군정이 흔들릴 것을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외국 구호물자엔 군사정권 실세 장군들 이름을 붙여 국민을 속이며 나눠주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버마는 20세기초 세계 쌀 수출 1위국이었고 2차대전후엔 제 3세계 주도 역할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군부가 1962년부터 40년 넘게 독재를 해오면서 쇄국정책을 추진하는 바람에 후진국의 수렁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현재는 버마 인구가 4,700만명이지만 국민총생산액은 남한의 110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북한 통치자들을 연상하게 됩니다.
북한과 버마는 너무나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올봄 식량난이 유독 심한데도 남한 정부를 터무니 없이 비난하는데 몰두하면서 남한의 도움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식량지원을 해 줄 태세를 갖추어 놓고 지원 요청만 오면 보내주겠다고 하는데도 요청 대신 욕설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버마 군부가 외국구호대원들의 입국을 거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은 그동안 국가 명절 때마다 외국에서 원조받은 물자로 자기가 마련하여 주는 것처럼 생색을 내며 주민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이것 역시 버마 군장성들이 외부에서 보낸 구호품에 자기 이름을 써넣어 선심을 쓰는 낯 뜨거운 짓을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뿐만아니라 북한은 그동안 남한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대북식량지원과 관련, 분배의 투명성을 거부해왔습니다.
지원 식량이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지를 확인하기위해 남한과 세계식량기구 요원들이 북한에 들어가 감시 활동을 하려는데 대해 통제와 제한을 가해왔습니다. 이것 역시 버마와 닮은꼴 입니다. 이러한 몇가지 점에서 버마와 북한의 악정 (惡政)은 자연재해 보다 더 혹독하며, 그러한 악정은 언젠가 역사의 심판을 받는 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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