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기자들 “북한 내 가장 큰 변화는 손전화 사용 증가”

워싱턴-지예원 jiy@rfa.org
2020.01.27
wilsoncenter_nk_issue_b 미국 우드로윌슨 센터가 27일 개최한 북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진리 우드로윌슨 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왼쪽부터), 에드 존스 AFP 수석 사진기자, 케이티 스탈라드-블란쳇 우드로윌슨 센터 연구원, 김현경 한국 MBC 통일방송추진단장, 통역사.
/RFA PHOTO-노정민

앵커: 최근 북한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북한 주민들의 휴대폰, 즉 손전화 사용 증가라고 북한 내부 취재기자들이 전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북한이 다시 선군정치로 회귀하는 모습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가 27일 북한 취재를 위해 수 차례 방북했던 기자들의 북한 현장 취재경험을 북한 내부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북한 현장 취재: 북한 내부 사진과 통찰력’(Assignment: North Korea – Images and Insights from Inside the DPRK)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AFP 통신에서 남북한을 담당하며 여러 번 방북길에 올랐던 에드 존스(Ed Jones) 수석 사진기자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로 주민들의 휴대폰, 즉 손전화 이용 증가를 꼽았습니다.

존스 기자: 북한 주민들이 과거에는 못했던 방법으로 그들 자신의 삶을 기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람들이 요리 시연회에 가서 (휴대폰으로)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을 직접 녹음하게 된 것이죠.

그는 이어 북한 주민들끼리 휴대폰을 통한 정보 공유도 가능해졌다며, 북한 내부에서 이렇게 소통하는 모습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전문기자로 25번 북한을 방문했던 김현경 한국 MBC 통일방송추진단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북한이 다시 선군정치로 돌아선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경제는 절대적인 수치보다 심리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데, 지난 2008년에서 2009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후계자로서 공식화되던 시기 북한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경제 상황이 좋았지만 대북제재가 본격적으로 강화되기 시작한 2018년 이후부터가 문제라는 게 김현경 단장의 설명입니다.

김현경 단장: 북한 사람들이 심리적 경제가 좋아지던 것에서 제재는 제재 강도와 축적된 시간에 비례해서 효과를 발휘하게 될 텐데요. 지금 북한 경제가 과연 지속되는 (대북)제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이것은 큰 도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북한이 다시 선군, ‘military-first’로 돌아가겠다는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위태롭게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리(Jean Lee)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 경제 사정이 실질적으로 나아졌다는 척도는 평양 이외의 외곽지역에서도 실제로 주민들의 삶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증으로 쓰러진 이후 북한은 후계자 김정은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경제개발에 집중했는데, 대부분의 자원이 권력 기반인 평양에 집중돼 왔다는 겁니다.

따라서, 평양의 일부 극소수 엘리트 계층이 아닌 북한 일반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 수준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진정으로 북한 경제개선 여부를 알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스카이뉴스 아시아지국장을 지낸 케이티 스탈라드-블란쳇(Katie Stallard-Blanchette)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미북 관계의 현주소와 관련해, 북한은 북핵 문제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관심사항으로 지속적이고 충분한 관심을 받길 원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계산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가능성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로부터도 자신을 고립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국의 관심을 계속 끌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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