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주북 대사관 운영 임시 중단

워싱턴-지정은 jij@rfa.org
2021.02.23
체코, 주북 대사관 운영 임시 중단 사진은 북한주재 독일 대사관과 스웨덴 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건물.
/AP

앵커: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 이후에도 평양에 남아 공관을 운영했던 유럽연합(EU) 4개국 중 한 곳인 체코가 이달 대사관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체코 외무부의 주자나 슈티호바(Zuzana Štíchová) 대변인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대부분의 유럽연합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체코 역시 일시적으로 (평양 주재) 대사관의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의 국경 봉쇄와 관련된 물류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ike most of the EU countries diplomatically present in DPRK, the Czech Republic is temporarily suspending its Embassy´s functions due to logistical problems related to the complete closure of the country.)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체코는 이달 초까지 평양 주재 대사관을 운영해왔지만 최근 약 2주새 이를 잠정 중단한 것입니다.

대변인은 또 “여건이 허락하게 되면 대사관 운영을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체코는 평양 주재 대사관을 폐쇄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We are ready to renew Embassy´s full functionality as soon as the situation permits.)

다만 대변인은 대사관 운영 중단이 최근 북한 내 생필품 부족 및 전력난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이날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1월 스페인(에스빠냐) 외교부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불가리아, 루마니아, 체코, 폴란드(뽈스까) 등 4개국이 평양에 남아 공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 체코는 운영을 임시 중단하게 됐습니다.

루마니아 외교부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여전히 평양 주재 대사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폴란드와 불가리아 외교부는 관련 질의에 이날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가이익센터 선임국장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체코 외무부가 언급한 물류 문제는 최근 북한 내 생필품 부족 현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카지아니스 선임국장: 음식이나 물, 외교문서 등 대사관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을 구할 수 없게 되면 대사관을 운영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북한은 또 현재 대사들과 대사관 직원들의 이동도 상당히 제한하고 있어 이들은 평양 내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없습니다. (If you can’t get things like food, water, diplomatic cables, just being able to do the basic things you need to run an embassy, there’s no point in running the embassy. The North Koreans also put a lot of restrictions in place on movements of ambassadors and embassy staff, and they can’t even move around Pyongyang very readily anymore.)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국장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 내 생필품 부족, 전력난 등 경제적인 요소로 대사관 운영이 중단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이외에도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외부와의 장기간 교류 단절로 대사관 활동이 위축됐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이 자국을 고립시키면서 북한 내 대사관들의 역할과 기능이 매우 축소됐을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나 당국이 대사관들과 교류하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Given the fact that North Korea is basically gone into a shell right now, the role and functions of the embassies inside the country are highly compromised in terms of their ability to do their job because very few people are interacting with the embassies from the North Korean leadership or the government.)

다만 북한이 현재 국제사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국가들은 중국, 러시아, 한국, 미국 등으로 제한적이라며 이외 다른 국가들이 대사관을 임시 중단해도 북한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AP통신의 초대 평양 지국장을 지낸 미국의 진 리(Jean Lee)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국경 봉쇄로 외국 대사들이 일년 이상 외교행낭, 즉 재외공관과 본국 정부 사이에 오고 가는 문서 및 물품 주머니 등을 전달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더 많은 북한 주재 공관들의 임시 폐쇄는 “(국제사회가) 북한과 외교적으로 관여하는데 타격이 될 수 있으며 (북한) 외부에 있는 사람들 역시 내부 소식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북한은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평양 주재 유럽연합(EU) 회원국 대사관 측 관계자는 지난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여러 차례 대사관 구역 내에서 정전을 겪었다며 설탕, 식용유 등 생필품을 몇달 째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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