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bonnyj@rfa.org
미국 의회에서 탈북 난민, 특히 중국 내 탈북 난민 실상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감옥에서 풀려난 한인 동포 스티브 김 씨가 중국 감옥에서 목격한 탈북자들의 실상을 미 의회에 폭로했습니다.

Kim: (All of a sudden, one day in May 2005, one year after seeking a political asylum, prison guards came to take him, he refused to go...)
"중국 정부에 정치 망명을 요청한 지 1년 되던 2005년 5월 어느 날, 간수들이 탈북자를 데려가 북송하기 위해 감옥으로 왔습니다. 이 탈북자는 저항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간수들은 탈북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발목에도 사슬을 채웠습니다. 막 때리고 난 후, 지루로 얼굴을 가리더니 트럭에 실었습니다. 국경지방으로 데려가 북송했습니다. 그 이후 그 탈북자가 어떻게 됐는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한인 동포 스티브 김 씨가 미 의회 관계자들 앞에서, 중국 감옥에서 만난 탈북자들의 상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중국 장춘 감옥에서 만난 최금철 이라는 이름의 이 탈북자는, 몽고를 통해 다른 탈북자들을 남한으로 입국시키려다 붙잡혀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북송되면 목숨이 위태로워 질 것을 우려해 중국 당국에 정치 망명을 신청하고, 남한 선교회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결국 북송됐습니다.
스티브 김씨는 2004년 8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머물렀던 중국 장춘감옥에서, 약 100여명의 탈북자들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다른 외국인들에 비해 특별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김 씨는 말합니다.
Kim: (N. Koreans refugee prisoners are non-nationality prisoners.)
"감옥에 있는 탈북자들은 무국적 수감자입니다. 재판을 받을 때, 중국 당국은 북한 당국에 탈북자들의 국적확인을 요청하는데요, 북한 당국은 절대 응하지 않습니다. 국적을 확인 받지 못해 무국적자가 되고, 그러다 보니 아무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김 씨는 중국 감옥 안에서는 돈이 있어야 생필품도 구입하고 약도 살 수 있는데, 돈이 없는 탈북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는 탈북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겨우 돼지고기 국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스티브 김 씨는 무역업자입니다. 90년대 말부터 중국에서 가구를 만들어 미국에 수입하는 일을 하다가 탈북자들과 접촉하게 됐고 이들을 돕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탈북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정도였으나 나중에는 탈북자들을 남한으로 입국시키는 일에 직접 관여했습니다. 그러다 2003년 9월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김 씨는 옌지 수용소에서 장춘 감옥으로, 그리고 베이징 감옥으로 옮겨진 후 지난 9월 말에 풀려났습니다. 4년 만이었습니다. 형보다 1년 앞당겨져 석방이 됐지만, 김 씨는 중국정부가 자비로워서가 아니라 감옥에서 노동을 하며 감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스티브 김 씨를 ‘북한주민들 상대로 한 최대 규모의 인신매매 단 두목’으로 지목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김 씨의 석방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사실을 안 후 감시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Kim: (One day my wife sent me a picture taken in D.C, she and Suzanne Scholte and other groups were having a rally in front of the Chinese Embassy...)
"제 아내가, 디펜스 포럼의 수잔 숄티 대표, 그리고 다른 단체들과 함께 워싱턴 중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사진 속에는 제 얼굴도 공개가 됐습니다. 이후 저는 미국 스파이가 됐습니다. 이후 2달 간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 됐습니다. 밖에도 나갈 수 없었습니다. "
현재 미국 의회 내에서는 중국 정부가 탈북자 처우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중국 정부에 탈북자 북송을 금지하는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추진 중입니다.
스티브 김 씨의 증언 자리를 마련한 것도, 중국 내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 의회의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스티브 김 씨처럼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다 감옥살이를 했던 한인동포 윤요한 목사도 작년 10월 미 의회에서 중국 내 탈북자 상황을 증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