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두만강 넘어 중국 마을 약탈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0.09.07
MC : 굶주림을 견디다 못한 북한주민들이 중국 국경을 넘어 원정약탈까지 감행하면서 조-중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주민들의 약탈을 막기 위해 중국 주민들도 강력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탈북자들의 수용시설로 알려진 중국 도문 감옥에 “최근에는 탈북자신분이 아닌 북한 주민들이 더 많이 수감되어 있다”고 도문시 변방대의 한 관계자가 증언했습니다.

이들 북한 주민은 탈북 목적이 아니라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두만강을 건너 중국변방지역 마을들을 약탈하거나 논밭과 산림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중국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북한주민들이 중국에 몰래 들어와 변방의 나무들을 마구 도벌해 변방산림대에 비상이 걸렸다”며 연변자치주 공안당국이 북한에 “국경지역 질서를 지켜줄 것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지금까지 남양과 도문 세관을 통해 돌려보낸 북한 주민들이 200여명이 넘는데 이들은 모두 산림훼손과 농작물을 훔친 죄로 구속되었던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또 아직까지 도문 감옥에 같은 혐의로 구속된 북한 주민들이 30여명 정도 남아있는데 이들 중 강도와 살인을 저지른 자들은 중국 법에 의해 처벌 받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경우 중국당국에 의해 국가보위부로 송환되면 모진 고문을 받고 교화형에 처해지기 때문에 범법현장에서 적발되어도 격렬히 저항하고 있어 도주한 범죄자들은 집계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믿을만한 소식통은 “중국에 들어가 산림을 훼손하다 단속하려던 산림감독원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던 6명의 혜산시 주민들이 4일, 압록강세관을 통해 북측에 인도되었다”며 “그들은 모두 총살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6명의 주민들은 지난 8월 초, 황경피나무와 목향나무 껍질을 벗기려 중국에 들어가 산림을 파괴하다가 산림대 감독원에게 들키자 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장사꾼들이 북한의 황경피나무와 목향나무껍질을 비싼 값에 사가는 바람에 황경피나무와 목향나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올해부터는 북한주민들이 아예 중국에 몰래 건너가 중국쪽 산림을 훼손시킨다는 얘기입니다.

북부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황경피나무 껍질은 설사약과 지혈제로 쓰이고 목향나무는 향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연사군의 또 다른 주민도 “적게는 5~6명, 많게는 10명씩 무리를 지어 두만강을 건너고 있다”며 “대부분 식량을 훔치려고 국경을 넘지만 직접 먹을 것을 준비해 약초 캐려 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시기부터 지금까지 고사리, 생열귀, 오미자, 룡담초를 비롯한 약초들을 중국에 주는 대가로 적지 않은 식량을 구입했는데 이제는 약초의 씨가 말라버렸다는 것입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북한 주민들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한 국경지역 중국 주민들의 대응도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경지역 중국 주민들은 강냉이나 콩, 해바라기 등 농작물 밭 주변에 막을 치고 밤낮으로 지키며 위험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시 휴대전화로 경찰에 알리는 체제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국경지역에서 단독으로 사는 주민들은 높은 울타리를 치고 사냥개를 몇 마리씩 기르는 것은 물론, 사냥총으로 무장하고 북한주민들의 약탈에 대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중국 쪽으로 월경하는 사태가 빈번해지면서 북-중 관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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