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획 “중국 경제 개혁과 교훈” - 북한이 개혁, 개방 못하는 이유


200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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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기획, “중국의 개혁, 개방이 주는 북한에 대한 교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 당국이 중국처럼 과감히 개혁, 개방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북한 최고 지도부의 의지 부족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진행에 양성원 기자입니다.

북한이 지난 2002년 7월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시작할 당시 북한의 경제정책 변화 움직임은 중국의 개혁, 개방 초기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그 후 북한은 지속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사무소의 리처드 레이건(Richard Ragan) 대표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북한 전 지역에 시장경제 체제가 자리잡혀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2년 전 대부분 간호원, 교사, 공장 노동자 등 직업을 가지고 있던 북한 여성들이 이제는 그 열 명 중 네 명이 자신을 주부라고 소개한다고 전했습니다. 그 주부들이 모두 소규모 장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가족들을 위해 식량을 구하거나 하는 북한 노동력의 새로운 한 구성원으로 등장했다는 설명입니다.

Richard Ragan: "We found that as many as 40% of them are now saying that they are housewives. That means they, sort of, have been re-categorized in the labor system.

하지만 일부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장사를 하더라도 그 규모가 중국에 비해 매우 영세하며 또 북한 당국은 그 소규모 장사조차 일부 품목은 취급할 수 없게 하는 등 제한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에서 5년간 광산일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한 탈북자는 북한의 개혁, 개방은 중국에 비하면 아직 초보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탈북자: (북한의 경제관련 변화는) 가시적으로 겉으로만 보이는 것이다.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초보의 초보다. (변화는) 시작도 안 된다. 꿈도 꾸지 말라. (북한 지도자가) 중국 시찰을 아무리 해도 북한은 경제기초가 다 파괴됐다. 양말 한 짝 못 만들고 초등학교 노트도 못 만드는 형편이다. 공장, 기업소, 탄광 등도 물에 잠기고 특히 에너지가 없다. 중국식으로 해 봤자다.

다년간 중국과 북한의 경제개혁을 비교 연구해 온 남한 인천대학의 박정동 교수도 개혁, 개방에 나선 중국의 초기 경험에서 봤을 때 북한은 그 개혁 의지가 중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하다고 지적합니다.

박정동: 덩샤오핑을 위시해 중국 최고 지도자를 비롯해 군부도 모두 중국의 경제 발전만을 최우선 목표로 했다. 하지만 북한은 전혀 그런 자세가 없다. 경제 특구를 만들어도 최고 지도자나 군부가 일언반구 이야기가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지개벽이다’"고 말하는 것, 북한이 중국을 배운다는 말들은 립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지도부가 실제 중국처럼 액션을 취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개혁, 개방으로 수반되는 여러 불협화음을 감수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

이같이 북한이 중국처럼 과감히 개혁, 개방에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북한 지도부의 의지 부족을 꼽고 있습니다. 미 코네티컷 주립대학교의 중국 전문가 김일평 명예교수의 지적입니다.

김일평: 등소평은 꼭 개혁해야만 한다는 의지와 함께 실용적인 면이 많았다. 김정일은 선군정치 등 이념에 집착하고 정권 유지에 급급하다. 실용적인 면이 많이 부족하다고 본다.

탈북자 출신의 경제학자로 현재 남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근무하는 조명철 박사는 북한 최고 지도층이 개혁, 개방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려는 충분한 희생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조명철: 북한의 지도자들이 희생정신을 가져야한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희생정신을 발휘해 ‘간고분투하자’, ‘고난의 행군을 하자’ 하면서 자신이 희생할 수 있는 것, 즉 핵무기 개발 포기나 민주적인 방향으로 체제개선은 하지 않고 있다. 이래가지고는 북한 경제가 나아질 수가 없는 것이다.

조명철 박사는 북한의 개혁 부진의 또 다른 이유로 작금의 북한 핵문제에 따른 국제 정치적 상황도 꼽습니다.

조명철: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관심이 많고 북한이 내 놓아야 할 것이 많은 상황이다. 핵, 인권 문제가 있고 개별적인 북미, 북일 관계도 풀어야 한다. 경제 개혁을 정치 문제를 푸는 상황 속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과 다른 점이다. 북한 지도자들이 정치 문제를 우선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 개혁은 결과가 대단히 미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조 박사는 중국의 경우 지도부가 솔선해 개혁, 개방에 성공을 거둔 반면 북한은 그와 반대로 안팎의 압력에 떠밀려 억지로 하기 때문에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조명철: 중국의 사례는 공산당을 위시해 개혁, 개방 주도 세력이 국민들을 이끌어 나갔다는 데 가장 큰 차이가 있다. 현재 중국은 경제제도 측면에서 과거 남한과 일본보다도 시장적 제도를 훨씬 더 급진적으로 대폭 도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중국 지도자들은 시장 경제를 운용하는데 있어서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동구 유럽이나 북한은 주민들의 여론이나 압력에 떠밀려 마지못해 해서 실패했다고 본다.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시장경제 도입이 적극이어야지 성과가 나지 않겠나? 중국은 적극적이니까 성과가 컸다. 이러한 성과가 중국 주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집권 세력은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더 큰 시장경제의 판을 벌일 수 있었다.

주간기획 중국 개혁, 개방이 주는 북한에 대한 교훈. 오늘은 왜 북한이 중국처럼 적극적으로 개혁, 개방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지 그 이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중국의 인민공사 해체 등 농업 관련 경제개혁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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