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자동차산업 신화의 주역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사망

남한 자동차 산업의 신화를 일구어낸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21일 사망했습니다. 북한 측도 정 회장의 사망을 위로하는 조전을 현대 측에 보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김연호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생전에 남한 자동차 산업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렸었는데요, 정 회장의 사망소식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는지요?

김연호 기자: 고 정세영 명예회장은 지병인 폐암을 앓다가 21일 76살을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정 회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빈소에는 김진표 교육부총리,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이 다녀가는 등 남한 주요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조문객들은 고 정 회장이야말로 현대자동차가 현재와 같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클 수 있게 한 장본인이었다면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의 도요타 쇼이치로 명예회장과 미쓰비시 자동차의 마스코 오사무 사장도 조화를 보내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LA 타임스 등 세계주요 언론도 23일 정 회장의 사망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현대자동차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북한 측에서도 정 명예회장의 사망을 애도하는 조전을 보내오지 않았습니까?

김: 네, 조선 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은 22일 남한 현대아산 김운규 부회장에게 조전을 보냈습니다. 리 부위원장은 정 명예회장이 별세했다는 소식에 접하여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유가족과 여러 관계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에도 북한은 현대그룹의 주요 인사가 사망했을 때는 조전을 보냈는데요, 지난 2001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타계했을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조전을 보냈고, 2003년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장례식 때는 아태평화위와 민경련 등이 조전을 보냈습니다.

그럼 여기서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자동차 신화에 대해 잠깐 알아보죠. 정 회장은 어떻게 남한 자동차 산업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게 된 겁니까?

김: 정세영 씨는 지금은 북한 땅인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나서 형 정주영 씨와 함께 남한에서 현대그룹을 세웠습니다. 형의 뒷바라지를 받으며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정 씨는 형의 뜻을 받들어 1967년 현대자동차를 설립한 뒤 30여 년간 운영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1976년에 남한 최초의 고유 모형인 포니를 탄생시켜서, 남한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고유모형을 가진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또 같은 해에 에콰도르에 포니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1986년에는 포니에 이어서 제작한 엑셀을 미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는데요, 수출 첫해에만 모두 20만대를 팔아서 미국의 10대 상품에 선정되기까지 했습니다. 당시 미국 뉴욕타임스는 정 회장을 산업계의 숨은 영웅 여섯 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했습니다. 정 회장은 1996년부터는 현대자동차에서 손을 떼고 아파트 건설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의 명예회장으로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고 정주영 회장의 장남인 정몽구 회장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규모는 현재 얼마나 됩니까?

김: 현대자동차는 작년 한 해만 모두 160만대의 자동차를 팔아서 미화로 270억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이 가운데 50만대가 남한 국내에서 판매됐는데요, 남한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절반은 현대자동차가 만들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작년 한 해 동안 모두 193개 나라에 110만대를 수출해서 120억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자동차 수출을 시작한 지 28년 만에 수출실적 1천만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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