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옥수수를 이용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급증하면서, 국제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이 60%이상 오르고 있습니다. 옥수수 가격 상승은 이미 관련 식품의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원조와 수입에 의존해서 옥수수를 확보하는 북한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많은 국가들이 대체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각광받는 대체에너지는 바이오에탄올입니다. 옥수수를 주원료로 만드는 바이오에탄올은 기존 휘발류 연료에 섞어 사용하며, 대기 오염 물질도 적습니다. 때문에, 미국으로 비롯해 유럽연합, 브라질, 중국 등은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미국만 해도, 올해 8천만 톤의 옥수수를 투입해 240억 리터의 에탄올을 생산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런데, 바이오에탄올 개발로 인한 옥수수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옥수수 가격도 치솟고 있습니다. 국제시장에서의 옥수수 가격은 올해 들어 62%나 상승했습니다. 5월 기준으로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가격은 1톤당 143달러입니다. 선적 비용까지 합치면 1톤 당 200달러 이상을 줘야 합니다.
옥수수 가격 상승은 관련 식품들의 가격 상승도 부채질 하고 있습니다. 미국 퍼듀(Purdue) 대학교의 농업경제전문가인 마샬 마틴(Marshall Martin)교수가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내용입니다.
Martin: “We have seen some increase in food prices for those live-stock based products where corn is used as a part of the feed...
옥수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서도 이미 관련 식품과 사료 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옥수수 가격 상승은 개발도상국, 특히 옥수수를 식용으로 하는 몇 몇 국가에서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마틴 교수의 말입니다.
Martin: (There are some countries that do eat some corns directly for human consumption...)
"옥수수 등을 식량으로 하는 나라들이 몇 곳 있습니다. 멕시코에서는 흰 옥수수를 이용해 또띠야라는 얇은 빵을 만들죠. 아프리카 몇몇 국가에는 옥수수를 이용해 만드는 밀리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옥수수 가격이 오르면 옥수수를 이용한 식품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또띠야 가격이 급등해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쌀이 부족해 옥수수를 주요 주식으로 사용하는 북한에게, 옥수수 파동은 큰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은 자체 옥수수 생산량이 부족해 대부분을 국제원조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남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에 핵 실험 등으로 대북 국제원조가 중단되면서 특히 지난해 중국으로부터의 옥수수 등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권태진: 최근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다보니까, 수입 양이 많았는데요. 통상 옥수수는 10만 톤 안쪽으로 수입하는데 작년에는 훨씬 많이 수입했죠. 20만 톤 가량 수입했습니다.
지난해에 북한이 옥수수를 수입하면서 지불한 가격은 1톤 당 140달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한국무역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중국에서 옥수수를 6천 500톤 들여오면서, 톤 당 180달러를 지불했습니다.
권 박사는 옥수수 가격 상승은 한국 정부의 대북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2천만 달러 상당의 대북 지원을 발표했는데,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옥수수입니다. 권 박사의 말입니다.
권태진: 옥수수 가격이 많이 올라서 한국으로서는 부담입니다. 옥수수라는 게 전량을 수입해서 줘야 하는 데 말입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 북한 곡물생산 470만 톤 가운데 옥수수가 196만 톤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최근 세계식량계획의 요청으로 옥수수 2만4천 톤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