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요란한 북한의 최대비상방역체계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2.05.17
말만 요란한 북한의 최대비상방역체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전염병전파상황에 대처하여 국가방역체계가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된데 따라 북한 평양시의 거리와 단위들에서 지역별봉쇄와 단위별격폐조치가 계속 유지되고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행인의 통행을 차단하고 있는 방역요원의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당국이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코로나 발생 초기보다 더 엄격한 봉쇄와 격폐조치를 실시했는데도 전국각지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덕성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5일 “요즘 사회 분위기가 코로나가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던 2020년 초보다 더 살벌하다”며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집중검병검진에서 이상 증상이 있는 사람은 무조건 자택에 격리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3일부터 군내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집중검병검진이 진행되었다”며 “당국은 정당한 이유없이 주민집중검병검진에 빠지는 사람은 사회에 혼란을 조성하는 반동분자와 같이 취급한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군 간부와 안전원이 합동으로 집중검병검진이 요란하게 진행되지만 정확한 코로나 검사 시약이나 장비가 없어 의사와 의대학생들이 매 세대를 돌며 주민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고열, 기침, 가래, 콧물, 목구멍 아픔(인후통), 근육아픔 등의 이상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전부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집중검병검진에서 열이 있거나 기침을 하는 등 약간이라도 이상 증상이 있는 사람은 무조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인정돼 격리조치 되었다”며 “군병원 입원실에 침대가 얼마되지 않는 관계로 이상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택에 격리하고 있으며 진료소(보건소) 의사들이 아침저녁으로 체온과 기타 증상만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의사가 격리된 사람들에게 파라세타몰(해열제)을 복용하고 소금물로 함수(가글)를 자주 하라는 등의 주의사항과 대처방법을 들려주었을 뿐 아직까지도 병원에서 보장해주는 약은 없다”며 “해열제를 사려고 약국에 갔더니 판매원으로부터 파라세타몰, 이브프로펜 같은 약은 구경한지 오래되었다는 말만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신문방송 등 관영매체와 가두 방송차가 하루에도 몇 번씩 시내를 돌며 경증환자의 자체 치료법과 민간료법, 섭생과 관련한 위생상식을 선전하고 있다”며 “방송차에서는 단백질과 비타민 보충을 위해 고기국, 꿀차, 과일즙을 많이 먹으라고 하는데 먹을 식량도 충분치 않은 일반 주민들이 몸이 아프다고 먹을 고기와 꿀, 과일즙이 어데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5일 “우리(함경북도) 도에도 코로나 감염증과 같은 이상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꽤 많다”며 “우리 도에서는 무산군이 코로나 감염이 제일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5 12일부터 전국이 봉쇄되고 군과 군 사이를 연결하는 도로를 비롯해 곳곳에 방역초소가 생겨 주민들의 이동이 통제되고 있지만 열병과 폐렴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곳곳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도급 보건기관에 다니는 친구로부터 무산군에서는 지난 3월에 이미 고열과 가래, 목구멍 아픔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발생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친구는 무산군 병원이 이들에게 열병, 폐렴 진단을 내리면서 코로나 감염이 우려되었지만 환자들이 격리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라면서 이 때부터 이미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오미크론 변이비루스에 감염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코로나 감염으로 확진되는 경우가 많지만 지방 군급 병원들의 경우 의료설비와 기구, 의학기술, 의약품 등 전반적 보건 상황이 코로나 환자치료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대유행으로 번진 것 같다”며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대책 없이 봉쇄와 격리조치, 신문과 방송을 통해 민간료법 등만 선전하고 있는 당국이 과연 오미크론 변이 비루스 감염확산을 잡을 수 있을지 많은 주민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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