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치명률 0.002%...간부들 처벌 두려워 축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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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신형 코로나 치명률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과 관련 북한 당국의 처벌을 우려한 위생방역 일꾼들이 이를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세종연구소가 2일 공개한 ‘북한 코로나19 대응 방역 현황과 대북 보건의료 지원방향’ 보고서.

황나미 한국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객원교수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신형 코로나 치명률은 0.00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한국, 대만 등 코로나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평가되는 국가들의 코로나 치명률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기준 한국의 신형 코로나 치명률은 약 0.1%입니다,

황나미 객원교수는 북한이 신형 코로나 진단기기 부족으로 인해 검사를 통해 확진된 감염자 중 사망 원인이 파악된 경우만을 코로나 사망자로 집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뇌졸중, 심혈관계질환, 폐질환 등 코로나로 인한 사망 확률이 높은 기저질환들은 북한의 주요 사망 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에 환자가 코로나로 사망했어도 기저질환 사망으로 기록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위생방역일꾼이 위생방역사업 태만 시 가해지는 형벌로 인해 코로나로 인한 사망을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진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황미나 객원교수는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데다가 진통해열제, 치료제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북한 내 유열자 가운데 13.6%만이 치료가 더 필요하고 나머지는 완쾌된 것으로 보고된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호담당의사 등 방역일꾼들이 담당 지역에서 유열자 관리 부실과 태만으로 인한 형벌을 피하려는 목적의 보고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에서 의사로 근무하다 탈북한 김 모 씨도 이날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주최한 북한의 보건의료 체계 관련 설명회에서 북한에서는 코로나 감염자 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부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신규 발열 환자 수가 지난달 중순 39만여 명까지 치솟았다가 보름 만에 수만 명 대로 줄어들었다는 발표 역시 신빙성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모 씨 : 북한에서는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을 빨리 파악할 수도 없고 한 사람, 한 사람 확인해서 위에 보고하면 중앙방역소가 보고를 받아서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체계입니다. 그런데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가) 너무 빨리 진행되고 너무 빨리 진정된 겁니다.

김 씨는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국가가 노력하면 어떤 바이러스도 퇴치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으며 체제 선전을 위해 코로나 방역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