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코로나로 의심되는 발열 환자 수가 안정화됐다는 북한 측의 주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관련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3일 관영매체를 통해 북한 내 코로나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 환자 수가 나흘째 10만 명 아래로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한 북한.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인용한 해당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8만 2천여 명의 발열 환자가 새로 발생해, 북한의 일일 발생 신규 발열 환자 규모는 지난달 30일부터 나흘 연속으로 10만 명 아래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 측의 이 같은 주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북한에서 발표하는 통계치의 정확한 산출 기준과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코로나 국면에서도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주택 건설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외형상 상황이 안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와 상반되는 보도와 관련 소식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북한에서 발표하는 통계 산출의 정확한 기준과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관련 사항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고, 그 중에서도 북한이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을 완수하기 위해서 이에 대한 성과를 독려하고 있는 것들과 관련한 사항을 계속 주목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한때 40만 명에 육박했던 일일 발생 신규 발열 환자 수가 10만 명 아래로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비관적인 분석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마이크 라이언(Mike Ryan)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은 지난 1일 화상 기자설명회에서 북한 내 코로나 상황에 적합한 평가를 내릴 입장은 아니라면서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진단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북한 내 코로나 확산세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적절한 평가는 어렵지만, 우리는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또 북한이 건설 현장에 투입된 인력에 중국산 백신을 들여와 접종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북한이나 중국이 확인하기 이전에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제한이 있다”며 북중 간 코로나 협력 관련 동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화성지구 주택 건설 공사 등에 동원된 군인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 중국산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실시됐다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같은 달 25일 보도에 대한 것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해당 보도에 따르면 당시 진행된 백신 접종은 작업에 동원된 군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함께 일하던 주민 등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국제백신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대변인도 지난 2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중국의 백신 지원 제안을 받아들여 접종을 시작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다만 “정확한 백신 종류와 규모, 도입 시기 등은 알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2월 북한에 운송한 백신이 3개월 넘게 검역 절차를 거치고 있고, 이후의 다른 지원 물자도 북한에 전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