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앓았던 북 주민 심각한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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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2-12-14

앵커: 올해초 코로나 감염 증상을 심하게 앓았던 주민들 속에서 인지 기능 장애와 정신 장애를 겪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금야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1일 “요즘 일부 주민들속에서 사고력, 주의력, 언어능력 등이 현저히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은 모두 최근 열병(오미크론 변이종 감염 의심)을 심하게 앓았던 사람들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심한 고열과 몸살, 목구멍 아픔 등 코로나로 의심되는 열병을 앓으면서 치료도, 약도 먹지 못하고 참으며 견디었던 주민들속에서 이 같은 후유증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주민을 보면 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비정상적으로 사고하거나 발언하는 등 바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 동네에서는 주민 3명이 생각과 행동을 미숙하게 하는 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동네 사람들은 약이 없어 체온을 떨구지 못하고 일주일, 열흘씩 심한 고열을 앓으며 주민들의 뇌가 손상된 것 아니냐는 말을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2000년대 초 파라티브스와 장티브스 등 온갖 전염병이 전국을 휩쓸었을 때도 약을 구하지 못해 억지로 병을 참고 견디어야 했던 주민들속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발생했다”며 “당시 노동당이 전국의 당조직들에 파라티브스를 앓았던 주민은 절대 간부사업(간부등용)을 하지 말 데 대한 지시까지 내렸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성성(멀쩡)했던 주민이 바보로 변하는 증상이 코로나 후유증에 의한 것이라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약을 먹지 못하고 억지로 참으며 병을 견딘 주민이 부지기수인데 앞으로 이런 증상이 얼마나 많이 발생할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명간군의 한 주민소식통도 같은 날 “명간군에서도 열병을 앓았던 주민들속에서 머리가 온전하지 못한 것처럼 행동하는 증상을 보이는 주민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2000년대 초에 파라티브스를 앓았던 사람들속에서 이런 증상이 많이 발생했는데 이번 열병을 심하게 앓은 일부 사람들이 그때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한두 명이 이런 증상을 보일 때는 몰랐지만 이런 사례가 여기저기서 많이 발생하면서 지금은 주민들 모두 열병을 앓은 후유증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내 친구의 아들도 지능이 떨어지고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는 등 처신과 행동을 이상하게 해 부모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파라티브스와 코로나열병이 창궐했던)두 시기의 공통점은 주민들이 해열제를 비롯한 약이 없어 억지로 병을 참고 견딘 것이다”라면서 “정상이던 많은 주민들을 바보로 만든 장본인은 민생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김정은과 노동당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2일 기준 북한에는 코로나 감염자나 사망자가 한명도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12일 코로나 19 확진자 발생을 처음 인정했고 지난 8월 10일에는 코로나 비루스를 박멸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와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를 겪은 뒤 기억력과 집중력, 수면문제, 우울증, 불안증상 등이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The most common symptoms of post COVID-19 condition include: Memory, concentration or sleep problems, Depression or anxiety)

유니세프(UNICEF) 평양사무소 보건담당관으로 2001년부터 9년 동안 근무한 나기 샤픽 박사(Dr. Nagi Shafik)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19 완치 뒤에도 수개월간 ‘안개가 낀 것처럼 머리가 맑지 않고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상태’나 ‘기분 변화’ 겪는다며 세계인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북한에도 이런 환자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보건을 연구해온 이요한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감소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감소하지 않는 증상이 있다며 대표적인 것이 ‘인지 장애’나 ‘치매’, ‘조현병’, ‘뇌전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