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여파로 북한 내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북한은 지난해 일반 백신 예방접종률이 세계 최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은 최근 공개한 ‘2021 연례 진행 보고서’(Annual Progress Report 2021)에서 북한을 포함해 백신 지원을 받는 전 세계 57개 국가의 지난해 백신 접종 현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 가운데 생후 2~6개월 사이 영유아들이 필수로 접종해야 하는 DTP3, 즉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의 북한 내 접정률은 4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가비 지원을 받는 저소득 국가 전체의 접종률 평균 77%, 전 세계 평균 81%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가비 지원 대상국 57개국 중 북한보다 낮은 백신 접종률을 보인 국가는 미얀마(37%), 파푸아뉴기니(31%) 뿐입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가비 지원 대상국의 DTP3 접종률 평균이 2020년 대비 1% 하락하고, 홍역 백신(MCV1) 접종률 역시 2% 감소했다며 이러한 감소는 북한, 미얀마, 콩고, 인도 등에서 접종률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 방역을 위해 강력한 국경폐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백신 공급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가 갱신한 2021년 북한의 항원별 예방접종 현황(Immunization coverage by antigen) 통계 역시 DTP3와 함께 접종률 90% 이상이었던 B형간염(HepB), 뇌수막염 백신, 수막구균 백신(MCV) 등이 모두 40%대로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까지 가비가 북한에 배정한 예산은 백신 비용 4천 2백만 달러를 포함해 총 9천380만 달러입니다.
가비 측은 예산과 관련해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예산은 정기 백신 접종을 위한 것으로 코로나 백신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과 지속적인 협력 속 홍역 풍진(MR), 소아마비 백신(IPV) 등을 국가에 공급하는 한편 집중적인 보건의료체계 강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비 측은 또 대북 코로나 백신 지원에 대한 새로운 사항은 없다며, 북한이 코로나 백신을 요청할 경우 기꺼이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왁찐(백신) 접종을 책임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코로나 백신을 들여와 접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지난 5월 처음으로 코로나 사례를 인정한 북한 당국은 10월 초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74명이라고 밝히며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