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북, WHO에 코로나 백신 접종 안했다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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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아직 코로나 백신(왁찐) 접종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의 코로나 백신 운송을 위한 협력 프로젝트인 ‘코로나 백신 운송 파트너십’(COVID-19 Vaccine Delivery Partnership∙CoVDP)은 북한에서 지난 10월까지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파트너십은 최근(16일) 10월 한달 동안의 전세계 코로나 백신 운송 상황을 다룬 상황 보고서(COVID-19 Vaccine Delivery Partnership Situation Report - October 2022)에서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와 북한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ritrea and DPR Korea have not started COVID-19 vaccination.)

파트너십 공보담당관은 17일 보고서 내용이 북한 당국의 보고에 기반한 것인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우리는 회원국이 세계보건기구에 보고한 내용을 발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We report what Member States report to WHO.)

하지만 이번 보고서의 내용은 한국 정보당국 등의 분석과는 상반됩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9월 “북한이 현재 국경 지역에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실시했으며, 봉쇄와 해제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습니다.

또 북한 양강도의 주민 소식통도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혜산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며, 의료진 확인 결과 백신은 중국산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연구기관 ‘불량국가 프로젝트’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 역시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무역과 상업의 증가로 코로나 감염이 가능한 지역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최상의 코로나 백신을 보유한 것은 아니지만 두 국가가 (북한에) 백신을 공급하거나 북한이 또 다른 곳에서 공급받을 수 있다”며 “백신 공급처는 누구라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의 안경수 센터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주민들이 일부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이는 전국적인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안경수 센터장 : 국가 주도로, 그러니까 당국 주도로 전국적으로 국민에게 집단 면역을 형성시키기 위해서 (접종)하는 걸 우리가 백신 접종이라고 부른단 말이죠.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북한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은 실시되지 않았다고 보는게 저는 맞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단체 등 북한 주민들과 접촉하는 일부 관계자들 역시 북한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는 정보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북한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분석에 동의하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미국은 코로나 관련 구호품과 백신 제공 등 북한이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고 억제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노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답하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습니다. (The United States remains strongly supportive of efforts to help the DPRK prevent and contain the spread of COVID-19, including through the provision of COVID-19-related relief and vaccines.)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인도적 지원을 비핵화 달성과 별개의 문제로 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We have made clear the United States view humanitarian assistance as a separate issue from making progress on achieving denuclearization.)

그러면서 “북한은 국제 항공과 선박에 대한 국경봉쇄 등 극도로 엄격한 코로나 대응 조치를 시행했다”며 “이러한 조치는 인도주의 단체와 유엔 기구, 다른 국가들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크게 저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운영하는 가비 대변인은 17일 “북한이 코로나 백신 도입을 위한 우리의 도움을 요청하면 기쁘게 백신을 나눌 것”이라며 북한이 코백스에 백신을 요청하지는 않았음을 시사했습니다. (If DPRK requests our assistance for its COVID-19 vaccine introduction, we’ll happily share vaccine doses with them, as we have done with 146 other countries – over 1.8 billion doses so far.)

대변인은 또 “가비는 정기 예방접종을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5가 혼합백신과 홍역∙풍진(MR) 백신, 소아마비(IPV) 백신을 북한에 공급하며 집중적인 보건 체계 강화 활동을 펼친다”고 덧붙였습니다. (Gavi continues to cooperate with DPRK for routine immunization. We supply pentavalent, Measles Rubella (MR) and inactivated polio vaccines (IPV) vaccines to the country and implement focused health system strengthening activities.)

한편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는 북한 내 코로나 백신 접종 실시 여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18일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