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착 탈북자, 양로원에 마스크 기부…“보은의 마음 담아”

앵커: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현지 이웃들에게 보은의 마음을 담아 마스크를 기부했습니다. 홍알벗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국제인권단체 '징검다리'의 박지현 공동대표는 지난 달 중순, 영국 북부지역에 있는 양로원과 요양원 등 노인 수용시설 7곳에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마스크 7천 개를 기부했습니다.

이번에 전달된 마스크는 한국에 있는 독지가가 후원했으며, 영국에 정착해 보수당 상원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바 있는 탈북자 티모시 조 씨도 박지현 대표와 뜻을 함께 해 마스크 지원을 도왔습니다.

영국 내 탈북자들의 마음을 모았다는 의미로 기부자는 특정인의 이름이 아닌 '영국의 탈북자'로 표기했고, 연락처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선행은 마스크를 받은 시설들이 영국 언론에 제보를 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박지현 대표는 6일, 영국 정착에 도움을 준 영국 국민에 대한 현지 700명이 넘는 탈북자들의 감사의 마음을 모아 진행된 일이라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박지현 대표: 이 기회를 통해서 저희가 영국 국민들한테 저희를 이렇게 받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저희도 영국 국민들과 함께 하나가 되어서 지금 이 바이러스 상황을 이겨 나간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이번에 마스크 기부 활동에 동참한 티모시 조 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주민들이 북한보다 바깥 세상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 무척 슬프다며 북한도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상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티모시 조 씨: 우리는 독재자 밑에서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함께 나누고 함께 돌보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바깥 세상에서 이웃 국가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고 있습니다.

박지현 대표는 또, 지난 4월 엘리자비스 2세 영국 여왕이 코로나19 사태에 관해 했던 연설에서 "우리는 이 고난을 이기고, 친구들과 다시 만나고, 헤어진 가족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북한 주민들도 지금은 힘이 들지만 다시 만날 때까지 서로 돕고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자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대표: 북한에 있을 때는 저희가 옆에서 굶어서 돌아가시고 힘들어 하는 분들한테 손 한번 내민 적이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모두 함께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위해서, 여기 밖에 있는 분들이 노력을 할테니까 꼭 힘을 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한편, 지난 2월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영국 지부로부터 용기있는 인권운동가로 선정된 바 있는 박지현 대표는 영국 내 탈북자 지원단체인 '커넥트 북한'을 통해 탈북자들의 영어교육은 물론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자가격리 중인 탈북자에 대한 식량지원 활동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