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평양주재 해외공관에 새 코로나 방역지침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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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한 탈북자의 월북 사건을 계기로 평양과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최대비상 체제'에 들어간 가운데, 최근 북한 외무성이 평양 주재 해외 공관과 인도주의 단체에도 새로운 방역지침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북한 주재 외교공관을 두고 있는 한 국가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과 인도주의 단체, 그리고 국제기구 등에 북한 당국이 '최대비상체제'의 일환으로 지난 25일 새로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배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같은 새로운 방역지침이 25일 북한 내 해외 외교관, 국제기구 직원 등 외국인들에게 배포됐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NK뉴스'도 28일 보도했습니다.

이 새로운 방역지침에 따르면 평양 주재 외교관들과 인도주의 단체 직원들이 평양 외 다른 지역의 이동과 여행이 금지됐고, 차량으로 평양 내에서 이동할 때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됩니다.

또 지침에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연회 및 행사 등 사람이 많은 장소를 피할 것, 평양 만경대구역의 용악산 등산 금지, 도보 시 4~5명 이하 소규모로 서로 동행할 것, 정기 건강검진과 정기 소독을 수행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어 열이나 기침이 있는 외교관이나 국제기구 직원들은 평양 외교관 구역에 있는 외교관 전용 병원인 '우호' 병원에 통보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특히 새로운 방역지침에는 1월 말부터 시행되고 있는 국경봉쇄조치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국경을 넘어오는 인원이나 물품이 필요하다는 요청도 제기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6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도주자(탈북민)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월북)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고 특별경보를 발령한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 내 독일 대사관 및 프랑스 협력사무소가 지난 3월부터 임시 폐쇄에 들어갔고, 지난 5월에는 북한 주재 영국대사관이 폐쇄된 가운데, 스웨덴(스웨리예)는 북한에서 외교 업무를 지속할 것이라고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은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외무부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스웨덴의 평양 대사관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Sweden's Embassy in Pyongyang remains open.)

그러면서 다른 국가들의 평양 대사관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스웨덴은 제3국에 대한 다른 나라의 조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독일의 경우 자유아시아방송(RFA)에28일 현재 북한 내 대사관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평양 주재 영국 대사관의 순조로운 운영이 가능해지는대로 곧 대사관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대변인은 콜린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 대사가 현재 북한에 남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Colin Crooks remains our Ambassador to the DPRK.)

이어 대변인은 "대사관이 임시 폐쇄됐으며 직원들이 북한을 떠났다"면서 북한 당국의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평양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들의 순환근무가 불가능해지면서 대사관 운영을 지속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변인은 현재 북한에 영국 국적자가 있다는 기록은 없으며, 영국은 2017년 8월부터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독일 외무부도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수행한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위배되는 부당한 조치들로 인해 평양 대사관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독일 외무부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국내 열차와 항공운항을 중단했기 때문에, 현재 북한을 오가는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독일 외무부는 "대사관은 정상적인 운영이 다시 가능해지면 즉시 운영을 재개할 것"이며, 독일 정부는 이 문제에 관해서 유럽 협력국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The Embassy will resume its operations as soon as conditions al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