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쿠바 경제 실패"...북 갈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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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함께 공산주의 경제 정책을 유지했던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의 공산주의 경제모델은 더 이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산주의의 실패를 인정한 카스트로 전 의장의 발언은 북한의 지도부가 어떤 길을 나아가야 할지에 관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쿠바의 공산주의 경제모델은 더 이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The Cuban model doesn't even work for us anymore.)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9일 자 미국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1959년 공산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잡고 공산주의 이념 아래 49년간 쿠바를 통치한 카스트로 전 의장은 미국의 시사 잡지인 '애틀랜틱(The Atlantic)' 과 한 회견에서 쿠바의 경제모델이 다른 나라에 전파할 만한 것이냐는 질문에 "쿠바의 경제모델은 우리에게조차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라고 답했습니다.

북한과 함께 공산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독재정치를 펼쳐왔던 카스트로 전 의장이 직접 공산주의 경제체제의 실패를 인정한 겁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스티븐 해거드(Stephan Haggard) 교수는 카스트로 전 의장의 이같은 발언이 사회주의 체제의 취약성과 한계를 보여줬으며 이는 북한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적했습니다.

해거드 교수는 카스트로 전 의장의 발언은 북한이 공산주의가 아닌 개방․개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 발전이 이에 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시행한 화폐개혁이 실패했고 이후 곳곳에서 장마당이 활성화되는 모습은 경제 정책에 관한 북한 지도부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거드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카스트로 전 의장과 인터뷰에 참석했던 미국외교협회의 줄리아 스웨이그 연구원은 카스트로 의장의 발언이 최근 쿠바의 경제 개혁을 시도하는 가운데 공산주의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지지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국가가 국민의 경제생활에 큰 역할을 짊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과 쿠바는 동구 공산국가들이 붕괴하면서 똑같은 경제위기에 처했고, 경제 성장률도 후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쿠바의 카스트로 전 의장은 1990년대에 개방․개혁에 나서면서 외국인 관광의 투자를 확대하고, 시장의 재도입과 자영업 허용, 달러 보유 허용 등의 개혁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쿠바의 경제는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권력을 이어받은 라울 카스트로 의장도 꾸준한 경제개혁을 통해 자본주의 경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 등도 결국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받아들여 큰 경제적 성장을 이룩했고, 리비아도 핵을 포기한 뒤 국민의 삶의 질이 더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해거드 교수는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차기 정권에서도 공산주의와 자력갱생 정책을 유지하고 과감한 개방․개혁을 펼칠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카스트로 전 의장은 '애틀랜틱(The Atlantic)' 과 인터뷰에서 1962년 옛 소련이 미국을 상대로 미사일을 발사하도록 촉구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해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일이었다" 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