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차원의 범죄 근절시켜야” - 미 전 국무부 자문관

부시 행정부 1기 때 미 국무부 자문관을 지낸 데이빗 애셔(David Asher)씨가 북한은 국가차원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국가라고 지적하고 이를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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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아라비아 해에서 발견된 북한 선박 소산호의 내부, 선장은 시멘트를 싣고 있다고 주장했었지만 조사후 스커드 미사일과 정교한 무기장치들이 발견되었다. - AFP PHOTO EFE/DEFENCE MINISTRY/aic-ms

애셔 전 자문관이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하게 됐는지 알아보죠.

애셔 전 자문관은 미 국무부 제임스 켈리 전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미 국무부에서 함께 일하다 지난 7월 물러났는데요. 그는 지난 10월 말 우드로 윌슨 센타에서 비공개 연설을 통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유교의 독재자 말로세비치와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 또 파나마의 노리에가 등에 비유하면서 북한의 화폐위조와 마약밀매, 또 대량살상무기확산 등 그 불법 행위의 범위는 다른 나라들보다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그러한 그의 발언 내용이 지난 15일 미 노틸러스 연구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 것입니다.

당시 발언 내용은 무엇인지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애셔 전 자문관은 개인적 견해임을 강조한 뒤 북한이 조직범죄 집단과 점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보통 ‘국가’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는데요.

그 근거로 지난 30년간 북한 외교관 등 관리들이 마약 밀매 등 수백 건에 이르는 각종 범죄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불법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북한 당국은 군사를 최우선시 하는 북한의 ‘선군경제’를 지탱하고 국제사회의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종식 요구에 저항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김정일 정권이 정치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 부문 개혁을 거부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애셔 전 자문관은 이러한 조직적인 범죄 집단 같은 북한에 대해 유엔 회원국으로써의 정상적인 보호조치들을 취해야 할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경제에서 북한 당국이 불법행위로 벌어들이는 돈이 차지하는 규모도 알려졌습니까?

애셔 전 자문관은 북한이 70년대 말 이후 차관을 도입하지 못해 최소한 120억 달러의 외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경제난과 식량난에 허덕이면서도 북한 집권층들의 생활상은 과거보다 더 풍족해지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북한 당국이 범죄행위를 통해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범죄행위가 북한 대외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5%에서 40%까지 되는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가지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군대를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북한 당국의 불법행위로는 어떤 것들이 지적됐습니까?

우선 마약밀매가 지적됐는데요.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애셔 전 자문관은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 일본 경찰이 압수한 원산지가 북한인 메타페타민 마약은 모두 1500킬로그램으로 전체 일본 유입량의 35%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달러화 등 위조지폐와 위조 담배와 약품의 제조와 판매를 지적했는데요. 특히 다른 나라의 화폐위조 행위는 경제적 전쟁 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콘테이너 하나에 실을 위조담배를 제조하는 원가는 7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이를 국제시장에 팔면 3, 4백만 달러로 그 가치가 상승한다면서 북한 당국이 위조담배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또 다른 불법행위들도 있지 않습니까?

북한 외교관들이 외교 특권을 이용해 멸종위기에 처한 코뿔소의 뿔을 밀매한다던지 상아와 다이아몬드 밀매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불법으로 벌어들인 자금 세탁 행위도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 재무부는 북한의 불법자금을 세탁한다는 이유로 최근 마카오에 위치한 중국계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 금융기관과의 거래금지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미사일과 그 제조기술의 국제거래에도 나서고 있다고 애셔 전 자문관은 지적했습니다.

애셔 전 자문관은 이러한 북한의 불법화물 운송을 저지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북한에서 출발하는 모든 콘테이너 화물선을 첫 번째 기착 항구에서 무조건 모두 검사를 하도록 하는 것인데요. 애셔 전 자문관은 예를 들면 북한산 위조담배는 주로 북한 나진과 남포항에서 출발해 남한과 중국의 항구를 거쳐 전 세계로 수송된다면서 남한과 중국이 먼저 북한 화물선을 검색해 불법제품들을 색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 화물선이 기착하는 항구에서 검색을 실시하지 않으면 그 항구를 떠난 화물선의 미국 항구 입항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