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탈북자들에게 의료 상담과 치료비 지원을 제공하는 병원이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올해로 3주년을 맞는 국립의료원 내 '탈북자 진료센터'를 찾아가 보겠습니다.
탈북자 심 씨는 북한에서 천식 진단을 받았지만 5년 전 한국에 입국하기 전까지 한 번도 치료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기침이 심해지고 목이 아플 때마다 수건으로 목을 따뜻하게 하고 평소보다 목을 쓰지 않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의 전부였습니다. 심 씨는 한국에 정착한 이후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지만 생소한 의료 절차와 의학 용어 때문에 다시 의사를 만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병을 키우고 있던 심 씨는 국립의료원에 있는 '탈북자 진료센터'를 알게 됐고 현재 국립의료원에 입원해 거의 무료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병원비 지원과 진료 안내는 물론 말동무까지 해주는 국립의료원의 '탈북자 진료센터'에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심 씨: 좋지요. 병원에 대한 실정을 잘 모르니까 우리가 여기 말을 잘 모르는 것도 있습니다. 병원에서 말하는 것을 못 알아듣는 것도 많거든요. 전화로 상담하면서 어디로 가라고 다 알려주고 따라다니면서 다 도와줍니다. 입원했을 때도 가끔 오셔서 괜찮으냐고 물어봐 주십니다. 쓸쓸한 마음도 없고 외롭지도 않습니다.
국립의료원 내 ‘탈북자 진료센터’에는 심 씨와 같이 병원 진료에 어려움을 겪었던 탈북자들이 상담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통씩 전화를 겁니다.
“네 새터민 전화상담실입니다. 과장님한테 와서 상담을 오셔야 하는데요.”
주로 건강 문제를 상담하는 전화가 많지만, 국립의료원이 지난해 탈북자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과 공동으로 ‘새터민 콜센터’ 즉 탈북자들을 위한 전화 상담소를 운영한 이후부터 가정이나 취업, 법적인 문제까지 상담의 분야가 다양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새터민 전화상담실’의 상담원들이 모두 탈북자 출신이기에 상담을 하는 탈북자들의 고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새터민 전화상담실’의 마순희 팀장입니다.
마순희: 환자와 금방 친구가 됩니다. 같은 북한 사람이 상담하니까 다른 데 가서 말할 수 없는 문제들을 여기서 아무 문제나 다 얘기할 수 있거든요. 의료 문제를 상담하러 왔다가 가정적인 문제, 취업 문제, 결혼 문제 등 여러 가지 법률적인 문제까지도 상담합니다.
국립의료원 내 ‘탈북자 진료센터’의 김종흥 소장(외과 과장)은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의료기관에서 어려움을 겪는 병원비의 경제적 부담과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없애는 데 도움을 주고자 국립의료원 내 ‘탈북자 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종흥 : 소통의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 사투리를 쓰고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병원에서 정확한 본인의 의사 전달을 잘 못합니다. 그리고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그 다음은 경제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을 도와주려고 우선 새터민이 상주하는 상담소와 전화상담실을 운영해 탈북자들의 의사 전달을 도와드리고 남한의 의료 시스템을 이해시켜 드리는 한편 본인들이 어려워하는 진료비 부담 중에 일부를 지원도 해 드리고 있습니다.
김종흥 소장이 말한 바로는, 지난해까지 국립의료원을 찾은 탈북자들은 1만여 명(연인원) 에 달합니다. 그 가운데 소화기 계통과 근골격계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탈북자가 가장 많았고 대다수의 탈북자들이 두통을 호소했습니다. 김 소장은 탈북 과정에서 얻는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종흥: 탈북 과정 중에 잘 먹지 못하고 고생도 하고 일부는 육체적으로 핍박도 받습니다. 탈북자들의 질병을 분류하면 소화기 계통과 근골격 질환, 그리고 단순히 몸이 불편한데 큰 이상이 없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질병이 두통입니다. 문화적인 차이나 탈북 과정 중에 문제가 겹쳐서 두통으로 나타나지 않나 생각합니다.
국립의료원 내 ‘탈북자 진료센터’는 탈북자들에게 병원비를 지원하고 탈북자 전담 상담사를 제공하는 혜택뿐 아니라. 국립의료원과 하나원 소속 직원으로 구성된 ‘탈북자 지원 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탈북자들의 진료와 관련한 정보를 나누고 자료도 수집하고 있습니다.
국립의료원 내 ‘탈북자 진료센터’의 김종흥 소장은 앞으로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자들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할 상황을 대비해 탈북자들을 이해하는 진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소장은 탈북자를 전담하는 상담원을 양성하고 관련 교육을 하는 등 탈북자들의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