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2010년 8월 현재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중 여성은 78%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따라 탈북 여성들의 정착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하는 탈북 여성가장들의 어려움과 고민을 함께 나누기 위해 선배 탈북여성들이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장소연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현장음> 여기 금방 와서는 혼자니까 ...다 한부모 가장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활동을 하는거지요.
경기도 수원에 사는 탈북여성 김나라 씨는 궂은비가 내리는 날씨도 마다하지 않고 같은 탈북 여성을 돕기 위해 수원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군포시로 가고 있습니다.
김나라: 저 같은 경우는 수원에서 저희 사는데서 애기엄마만 지나가면 막 물어봐요.
기자: 모르는 사람도 그렇게 하는가요?
김나라: 딱 봐서 이사람 북한 사람 같다 하게 되면 물어보지, 애기 혼자 낑낑거리면서 오면 딱 보이니까 안 그래도 진짜 힘들다고 ...애기 아프면 유모차 지고 가방지고 가면 그렇게 힘들데요 그럴 때라도 잠간이라도 가서 도와주면 정말 고맙다고 그러죠..
지난 2005년에 한국에 입국한 김 씨는 처음에 자신도 문화와 생활 습관이 달라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자신이 겪은 그런 일들을 후배 탈북여성들에게 알려주고 바쁜 일손을 거들게 돼 기쁘다고 말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김씨가 도착한 곳은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수리산 기슭에 자리한 한 아파트 단지.
아기 돌보미가 필요하다고 도움을 요청한 탈북여성 이옥녀 씨가 살고 있는 곳입니다.
현관 벨이 울리자 이 씨는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맞이합니다.
이옥녀: 들어오세요.
김나라: 이게 애기엄마야.
이씨는 8개월된 아기를 김씨에게 맡겨두고 은행과 시장에 다녀올 참이었습니다.
김나라: 시간 반 좀 더 걸리겠다?
이옥녀: 시간 반까지 걸리겠나?
김나라: 퍼뜩 갔다오나,
이옥녀: 응 그럴게, 혼자 퍼뜩 갔다와야지.
김나라: 날이 괜찮으면 같이 갔다 와도 돼요. 하나는 밀고, 비오는 때는..
이옥녀: 배고프면 밥도 꺼내먹고, 청소도 깨끗이 하고
김나라: 알았다!
두 사람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아니라 다정한 친구 같습니다.
이씨가 떠나자, 김씨는 아기에게 놀이감도 쥐여주고 노래도 부르면서 즐겁게 놀아줍니다.
피부병을 앓고 있는 아기에게 약도 발라주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는 해주는 것은 물론 구석구석 쌓인 집안일을 돌봐줍니다.
김씨: 이 집이 제일 열악하니까 도움 몇 번 해줬죠. 엄마가 자기 몸이 아파도 어디로 어떻게 갈 수도 없고 말동무도 해주고 상담도 해주고 속에 있는 얘기도 하고 집에서 그냥 애기만 끼고 있으면 잡생각만 들고 답답은 한데 길은 없고 하면 이애 엄마도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는데 예전에는 사는 게 왜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다고... 지금은 우리가 같이 어울리고 공부도 같이 하니까 지금은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이들이 이렇게 만나게 된 계기는 남한의 통일운동시민단체인 '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에서 진행하는 해피진달래사업을 알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올해 6월부터 시작한 해피진달래사업은 탈북여성 가장들의 가사와 육아를 돕고, 정착에 필요한 업무를 대신해 주는 등 탈북여성들의 초기 정착에 필요한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 사업을 위해 ‘새조위‘는 약 30명의 탈북여성들을 선발해 30시간의 자원봉사교육을 실시했습니다.
김씨도 이 교육을 마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우미 활동을 시작해 지금은 이옥녀씨 가정을 비롯해 5군데 가정을 돕고 있습니다.
이씨는 해피진달래사업을 알게 돼 도움을 받게 되면서 마음 속에 외로움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이옥녀: 적응이 안돼죠. 금방 와서 뭐가 적응되겠어요? 근데 이제 친구들을 하나하나 알게 되면서 이런 새조위라는 단체도 알게 되고 그담부터 조금씩 눈이 트는 거죠. 강의도 참석하면서 좋은 점도 알게 되고 아, 나도 저거 해야 되겠다 그래서 이렇게 참가하니까 해피진달래라는 이런 프로그 램도 알게 되고 거기서 추천도 해주고 애를 봐주면 내가 혼자 몸에 다니면 애가 편하 고 내가 편하고 볼일 다 볼수 있고 경제적이고
새조위의 신미녀 대표는 탈북여성들이 빨리 정착할 수 있는 길은 먼저 한국에 정착한 탈북여성들이 후배들에게 정착 경험을 알려주고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해 처음으로 여성가족부와 함께 이 사업을 마련했다고 말합니다.
신미녀: 올해는 저희가 30명으로 시작을 했지만 내년에는 각 도마다 다해서 적어도 300명 정도로 수준으로 하게 되면은 북한이탈주민 여성들이 굉장히 많이 도움을 받을 거예요.
해피진달래 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는 이씨는 요즘 활기에 넘쳐 있습니다.
같은 탈북여성의 도움으로 가사일 부담도 줄어들고, 마음의 여유도 얻게 됐습니다. 서로 ‘언니’ ‘동생‘ 하면서 모르는 일들은 물어가며 친형제보다도 더 가깝게 지냅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대학교육을 받는 사이버대학에 등록해 열심히 강의도 듣고 있습니다.
이씨의 희망은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씨: 사회복지학과를 배우고 있어요. 내가 애네들을 키우면서 가정의 어려움 그리고 사회 적으로 불편한 사람들, 저 소득자들, 이렇게 해서 도움을 줘야 할 사람들이 엄청 많잖아요. 내가 살아봐도 내가 그리운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예요. 나뿐 만 아니라 나처럼 고생하는 우리 북한 사람들도 금방 오면 진짜 몰라요. 내가 먼저 알면은 애기도 해주고 도움도 줄수 있잖아요.
같은 탈북여성들이 서로 나누는 도움과 사랑으로 탈북자사회는 한결 더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