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국방부는 오는 2월 발간되는 2004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겨냥한 주적 표현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그러나 장병 교육용 내부 자료에서는 주적 개념을 계속 사용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이원희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당초 2004 년 국방백서는 새해 초 발간하기로 했었는데 주적 표현 문제로 연기 되지 않았습니까?
이원희 기자: 그렇습니다. 국방부는 당초 새해 초에 발간할 계획이었던 2004년 국방백서를 여러 절차상 문제로 2월로 연기 한다고 밝힌바 있었는데요, 그 절차라는 것이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북한은 주적’ 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다른 용어로 대체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연기 했었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이 주적이라는 표현은 남북 교류협력 상대인 북한을 자극하고 시대에 맞지 않아 대신 다른 문구를 넣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는데요, 그 문제가 이제 결정이 되어서 2월에 발간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적대신 다른 문구는 어떤 것인지요?
이: 윤광웅 국방부장관은 28일 적이라는 표현대신 직접적인 군사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실체적 군사위협을 적시한다는 뜻의 북한의 재래식 전력과 대량살상 무기 등의 군사력이 직접적인 군사위협이 된다는 문구를 넣을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장관은 그 같은 변화데 대해대외문서에는 특정세력을 지정해 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나라는 없다며 북한도 남측을 겨냥해 직접적인 적대적 표현을 자제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주적 용어를 바꾼 것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국방백서가 대외문서 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 그렇죠. 국방백서는 국방부에서 발행하는 대내외 홍보책자로 국방정책을 국민 에게 알리는 대표적인 책자입니다 . 국방백서는 지난 67년부터 발간하기 시작해 올해로 15번째 발행되고 해마다 약 7,000부 정도 발행 되서 국회와 언론기관. 행정부처. 도서관. 군 관련 기관 및 안보관련 전문가 등에게 배포되고 서점에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내부문서는 어떤 종류의 문서이고 또 어떻게 표현이 되는 것인지요?
이: 윤 장관은 대외문서에서는 표현을 바꾸었지만 대내문서는 주적개념은 그대로 유지 한다는 것이 국방부의 기본방침 이라고 강조 했는데요, 내부문서라면 장병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훈교육 교재 등으로 이런 교재에서는 주적을 그대로 사용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북한정권과 이를 추종하는 북한군은 남한의 생존과 번영을 부단하게 위협해 오는 가장 핵심적인 적, 북한군, 북한 예비전력, 북한노동당, 북한정권기관은 국군의 적이라는 표현은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남북관계 특수성을 고려해 정신교육 교재에서는 ‘북한은 주적’이라는 말을 그대로 쓴다는 것입니다.
주적 용어가 빠지는 2004년도 국방백서는 어떤 내용이 들어갑니까?
이: 2004년도 국방백서는 안보정세평가와 국가안보 정책- 국방정책, 협력적 자주국방 계획과 성과, 주한미군 재조정과 2004년 한미연례안보협의회 결과, 중요방위력 개선사업, 자이툰 부대 이라크 파병 등의 내용 등으로 되어있다고 국방부가 전했습니다.
남한 언론 들은 이런 두 가지 방안의 표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요?
이: 대부분 언론들이 사실 보도만 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일보가 28일자 사설에서 국방부의 설명대로라면 주적개념 삭제는 북한을 상대로 한 기만전술에 불과하고, 군 장병들 에게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교육하고 있으니 군의 안보의식은 걱정하지 말라는 뜻인데 이는 대북용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또 정부가 북한을 대외적으로는 주적이라고 못하고 뒤에 숨어 주적이라고 속삭이는 식의 정훈교육을 실시한다면 장병들이 과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며 또 제대로 정신교육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남한에 대해 적대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있다고 상호주의를 강조하지만 북측의 대남전략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국방부가 더 잘 알 것 이라며 최근에도 북한은 서해상에서의 북방한계선 내 남한 해군 활동을 북침이라고 시비를 걸지 않았느냐며 국방백서의 주적개념 삭제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물론 아직 주적표현을 두 가지용으로 쓰인다는 것에 대한 북한 측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동안 남한에서 논란이 거듭되어 왔던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주시 하지 않았습니까?
이: 그렇죠. 이 문제가 거론될 때 마다 북측은 예의 주시 하면서 한마디 씩 거들곤 했는데요, 북한 노동당 신문이 지난 10일 남한 국방부가 ‘주적’대신 ‘가장 주요한 위협’이라는 표현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는 6.15공동 선언에 정면 도전하는 배신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는지요?
이: 네, 지난해 11월 국방대학교 안보문제 연구소에서 여 군 70여명을 포함한 육, 해, 공군 장병 1.400명을 대상으로 ‘2004년도 국방백서’에 주적인 북한이라는 표현이 삭제될 움직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장병 85%가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응답 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