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이 작년 11월 이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6자회담과는 별도로 한반도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새 대북 접근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새 대북 접근법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는 유인책의 성격이 강하다고 풀이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 정전체제를 대체하는 평화협정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새 대북 접근법을 고위 보좌관들로부터 건의 받았다고 17일 보도했습니다.
새 대북 접근법에서 제안하는 평화협정 협상은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과는 별도로 추진되며,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고 일본과 러시아는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 대북 접근법은 라이스 국무부 장관측에서 내놓은 것으로, 부시 행정부 안에서 격렬한 논쟁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까지 참여한 이 논쟁에서 부시 행정부는 북한 핵문제는 정면으로 다루기 어려운 문제이며, 한반도 정전체제를 끝내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새 대북 접근법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미국의 새 대북 접근법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는 유인책의 성격이 강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미 작년 9월 회담에서 이미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별도의 협의체를 통해 시작하기로 합의한 만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지 여부에 따라, 구체적인 평화체제 협상 일정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Niksch: Depending on whether N. Korea will return to the six-party talks, you could have a timetable for peace negotiation that would be more specific.
북한은 그동안 줄곧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미국에 요구해왔습니다. 닉쉬 박사는 평화체제 협상이 시작된다면 복잡하게 얽힌 6자회담 의제를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미국에 요구해온 안전보장 문제도 6자회담에서 떼어내서 평화체제 협상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닉쉬 박사는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계획 폐기에 관해 미국과 북한이 근본적으로 입장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핵 문제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과 평화체제에 합의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