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의주교원대학 수입잔디 심고 물주기에 학생들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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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 신설된 교원대학 운동장에 수입 잔디가 조성됐습니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잔디 물주기에 동원돼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는 각 도마다 소학교·유치원 교사를 양성하는 3년제 교원대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에도 1947년 건설된 교원대학이 신의주 평화동에 있었지만 건물이 낡아 최근 다시 신의주 본부동에 교원대학을 건설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 안전상 익명 요청)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도 예술단 앞에 있던 낡은 4층짜리 (신의주)교원대학이 7층짜리 본관과 기숙사, 체육관 등을 갖춘 대학 건물로 이전했다”고 전했습니다.

새로 건설된 신의주교원대학은 2020년 착공되어 도 내 건설사업소와 청년돌격대, 주민들이 동원돼 2023년 6월 13일 준공되었으며, 건축 부지는 1만1천290여 평방미터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당시 보도한 신의주교원대학 준공식 사진에는 교복을 입은 남녀 대학생들이 잔디 운동장에 줄지어 선 모습이 실렸습니다.

소식통은 “대학 운동장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잔디를 심었다”며 “수입 잔디로 조성된 운동장은 보기에 좋지만 잔디 물주기에 매일 동원되는 대학생들은 피로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대학당국의 조직에 따라 아침과 저녁마다 대학생들은 물통을 들고 넓은 운동장에 심어놓은 수입 잔디가 가뭄에 죽지 않도록 물을 주느라 학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 안전상 익명 요청)은 “새로 건설된 신의주교원대학 준공식은 원래 1호행사로 예정돼 있었다는 말을 잘 알고 있는 시당 간부에게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도당에서는 대학건물공사가 완공되자 마자 중국에서 수입한 잔디를 운동장에 심고 대학 조경과 외관 꾸리기에 주력했으나 무슨 영문인지 대학 준공식은 (1호행사가 아니라) 도 당과 행정간부들의 참석으로 진행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그는 “모심사업으로 조성된 수입 잔디 운동장은 관리가 중요해 잔디 뿌리가 내릴 때까지 시간에 따라 물을 줘야 한다”며 “매일 아침, 저녁마다 잔디 물주기에 동원되고 있는 대학생들 속에서는 언제까지 우리가 잔디 물주기에 동원돼야 하냐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