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은 미국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일입니다. 제44대 대통령을 뽑는 올해 선거에는 공화당 후보로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로 나선 존 케리 미 상원의원이 한판 대결을 벌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은 어떻게 선출되는지를 이규상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우선 두 후보는 어떤 사람인지, 이들의 약력부터 간단히 살펴볼까요.
이규상 기자: 먼저 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조지 W 부시는 올해 58세로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 텍사스주 주지사를 역임해 왔습니다. 그의 학력을 보면 예일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은 하버드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그가 텍사스 주지사로 뽑히기 전에는 석유회사를 운영하기도 했고, 텍사스의 야구팀을 공동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 존 케리 상원의원은 올해 61세로 부시 대통령보다는 조금 나이가 많습니다. 케리 후보 역시 부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예일대학 출신인데, 케리 후보는 대학졸업 직후 군에 지원을 해서 월남전에 참전한 경력도 있습니다. 이후 그는 매사추세츠 부 주지사로 활동하다가 지난 85년 미 상원의원으로 선출돼 지금까지 의회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제도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죠.
이: 미국에서 대통령의 임기는 헌법상 4년으로 두 번 까지 연임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 대통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번 대통령 선거가 재임 선거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미국의 대통령 임기가 처음부터 4년씩 두 번 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과거 대통령들을 보면 지난 1884년 당선됐던 그로버 클리블랜드(Glover Cleveland) 대통령이 1892년에 또 다시 당선돼 22대와 24대 대통령으로 역임한 적이 있었고 또 1933년에 당선된 프랭클린 루즈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은 45년까지 4번을 역임한바 있습니다. 이후 1951년 헌법이 수정돼서 그 어느 누구도 대통령 직을 두 번 이상 맡을 수 없게 됐습니다.
남한의 경우 국민들이 직접 투표해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미국은 이른바 대통령 선거인단 제도를 통해 대통령을 뽑게 돼있죠?
이: 그렇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은 유권자들이 먼저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이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이른바 간접투표 입니다. 미국의 선거는 항상 11월 첫째 주 화요일에 열리는데요. 이날 유권자들이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유권자들이 투표용지에 선거인단의 이름을 찍는 것은 아닙니다. 유권자들은 선거당일 자신들이 원하는 대통령 후보를 찍습니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유권자들이 원하는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들이 선출되는 것입니다. 이 선출된 선거인단은 12월 둘째 주 수요일이나 셋째 주 월요일에 다시 모여서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고 여기서 과반수를 얻은 대통령 후보가 다음 4년 동안 미국의 대통령직을 맡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11월 2일 선거일에 유권자들은 몇 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하게 됩니까?
이: 선거인단의 수는 각 주마다 다릅니다. 그 주의 인구분포에 따라서 선거인들의 수도 달라지는데요. 한 주의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들의 수를 합한 수자가 그 주의 선거인단 수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연방상원의원 2명에 하원의원 52명을 합해서 54명의 선거인단을 뽑게 되는 것입니다. 또 미국의 중부지역과 같이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3명의 선거인단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인단이 많은 주에서 선거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결국 미국 전체에서 538명의 선거인단이 선출되는데, 이중 과반수인 270명의 선거인단으로 부터 표를 받은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또 winner takes all 즉 어느 한 후보가 한 표라도 더 얻으면 해당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 독식 제도’가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것인지를 설명해 주시죠.
이: 네, 말 그대로 한 주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의 표를 모두 몰아간다는 말입니다. 이 승자독식제도는 각 주의 선거법에 따라 다른데 미국 50개주 중 48개주가 이러한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만약 선거인단이 유권자들이 원하지 않았던 다른 후보를 12월 둘째 주 선거에서 뽑는 다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이: 일반적으로 선거인단은 자신들이 어떤 후보를 찍을 것인지에 대해 분명히 밝히도록 되어 있어서 그런 경우는 드뭅니다만 과거 이러한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가 아홉 번이나 있었는데 다행이도 그 숫자가 미미해서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대통령 후보간의 격차가 막상막하일 경우 문제의 소지가 충분히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양측 후보들의 주요 선거 공약은 어떤 것들입니까?
이: 공화당 후보인 부시대통령은 지난 몇 년 동안 테러와의 전쟁을 주요 쟁점으로 삼아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미국을 더욱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자신하고 있으며, 테러와의 전쟁을 자신만이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민주당 케리 후보는 미국의 경제를 주요 쟁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케리 후보는 미국의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부시와 동감을 하고 있지만, 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로 미국의 경제를 등한시 한 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