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충성자금’ 조성 위해 달러 위폐 남발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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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최근 신의주를 비롯한 국경지역에 큰 규모의 달러가 유통되면서 그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대북 소식통들은 ‘충성자금’ 마련에 나선 북한의 일부 기관들이 ‘슈퍼노트’, 즉 100달러짜리 위조화폐를 국경에 대량 유포시키면서 초래된 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들어 신의주를 비롯한 국경지역에 달러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화폐개혁 이후에 북한 상류층들이 달러와 중국 돈을 대량 사재기하던 모습과는 아주 딴판이라고 내부사정에 밝은 익명의 한 북한 소식통이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전번에는 100달러에 20만원까지 올랐는데, 지금은 10만원 아래로 떨어지고 지금은 많이 떨어진 거지요.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으니까요.”

보름전만해도 미화 100달러에 20만원씩 하던 달러는 현재 신의주에서 6만원에 거래되고, 청진시와 회령시에서는 5만8천 원에 거래된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신의주의 달러 장사꾼들과 거래하는 중국 단동의 암달러 상인들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요즘 조선쪽에서 달러를 팔아달라는 요구가 급증했다”면서 “그걸 팔아 금이나 중국돈으로 바꾸어달라는 사람들도 늘었다”며 그곳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단동에서 미화 1달러에 6.81위안에 거래되던 것이 6.76위안으로 하락하는 등 변동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들은 화폐개혁 때 북한 돈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이젠 믿을 것은 달러밖에 없다”며 외화를 대대적으로 사들이던 사람들의 모습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 국경지역에 ‘왕달러(북한의 100달러 속칭)’, 즉 100달러짜리 위조달러가 대량 풀렸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소식통은 “미국에서 조만간 ‘왕달러’를 교환한다는 소문이 은밀히 나면서 그것(위조달러)을 제조하던 ‘일부 기관’들이 위조달러를 국경에 풀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그가 말한 ‘일부 기관’이란 북한의 대남공작기관인 대외연락부와 작전부 등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오극렬이 노동당 작전부장으로 지낼 때부터 북한은 평안남도 평성 소재의 한 지하공장에서 수년간 정교하게 위조된 ‘슈퍼노트’를 대량 제조해 해외에 유통시켰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대남공작부서에 근무했던 한 탈북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외국에 위조달러를 가지고 나갈 수 없게 된 대외연락부와 작전부가 국경을 통해 중국으로 밀반출을 꾀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극심한 외화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지도부의 ‘충성자금’ 독촉에 견딜 수 없게 된 일부 기관들이 그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북중 국경지역에 위조달러를 대량 유포시켰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외업무로 중국에 자주 나오는 북한 고위 무역일꾼들과 접촉하고 있는 중국인 사업가 장세령(가명. 43세)씨도 얼마 전에 자기도 “미화 3만 달러를 인민폐로 바꾸어 달라”는 북한 관리의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에 무슨 달러가 많은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습니다.

여기에 중국정부의 위안화 절상 움직임이 가시화 되면서 북한 무역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달러를 팔고 중국 돈 구입에 나서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겼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편 북한에서 예상치 않게 달러가 나오면서 중국 암거래 상인들도 달러의 진위여부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위안화로 바꾸기를 꺼려한다고 중국 단동의 현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현재 평양과 남포 등 북한의 상류층 속에서는 자기들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팔고, 중국 돈이나 금, 그리고 한국 물품들을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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