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계석] 농사철 앞두고 시름 깊은 북한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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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김준호 xallsl@rfa.org

겨울이 지나고 이제는 봄기운이 완연한 요즈음 농촌은 한 해 농사 준비로 바쁘게 마련입니다. 농사를 지어도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게 별로 없는 북한의 농민들은 또 한 해의 농사 지을 걱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북한 농민들을 힘들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중국 연결해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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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부근 북한의 농촌 - AFP PHOTO/KIM JAE-HWAN

북한 농촌은 “집단 농장”체제로 운영되고 있죠? 집단 농장의 구조에 대해 설명을 좀 해주시지요.

북한의 1개군에는 20~25개 정도의 리가 있는데 바로 그 “리” 단위로 1개의 집단 농장이 운영된다고 합니다. 책임자를 “관련장” 이라고 합니다. 1개의집단 농장엔 5~6개의 작업반으로 나누어졌고 책임자는 “작업반장”이라하며, 1개 작업반은 3~4개의 분조로 나뉘어지며 1개 분조에는 10~15명의 조원으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공예분조”라고 하는 별도의 분조가 하나있는데 보통 3~4명정도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예, 꽤 복잡하군요. 북한 주민들은 잘 아는 내용이겠지만, 제게는 참 생소하네요. 그런데 “공예 분조”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공예품을 만드는 조를 말하는 건가요?

농촌 구조에 대해 북한 사람들 중에서도 농촌 사람들은 잘 알지만 도시 사람들은 의외로 정확하게는 잘 몰라요. 그래서 이 시간에 소개드리는 겁니다. “공예 분조” 라는 것은 농장원 중에서도 나이가 많고 몸이 허약하고 한 사람, 즉 힘든 일을 할 수 없는 사람 몇 명을 뽑아서 만든 조인데 농장일을 하는데 보조 역할(허드레)을 하는 조입니다. 예를 들면, 농기계를 미리 준비해 놓는다든지, 논, 밭의 빈 공간을 찾아 다른 종자를 심어 조금이라도 땅을 놀리지 않도록 하는 일 등을 한다고 해요. 공예품 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이런 북한의 집단 농장에서는 농사철을 앞두고 농장 책임자부터 일반 농장원들에 이르기까지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어떤 걱정인가요?

한해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농약도 있어야 하고 비료도 있어야 하고 농기계를 돌리려면 기름도 있어야 하는데 이게 다 돈이 들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원칙적으로 이에 소요되는 것은 국가가 공급을 해야 하지만 공급이 안되니까 농장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지요.

그렇겠네요. 그러면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해결 하나요?

원래는 한 해 농사를 지은 것을 일정량은 남겨놓아 이런 자금으로 써야되는데 그게 여의치 않으니까 할 수 없이 농장원들로부터 얼마씩 돈을 걷어서 해결 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가을에 추수하면 식량으로 갚아주는 것으로 하고 돈을 걷어서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생활인데, 농장원들의 불만이 아주 많다고 해요. 농장 책임자 입장에선 달리 방법이 없으니까 농장원들을 닥달할 수밖에 없구요. 이런 와중에서 가장 입장이 난처한 사람이 작업 반장인데, 작업반장 못 해먹겠다고 한다고 해요. 자유세계에서처럼 사표 내고 그만두고 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당원의 처지로 이런 불만을 비치기라도 했다간 “당 세포 비서” 에게 포착이라도 되면 경을 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네, 그렇군요. 농사 준비를 앞둔 북한 주민들의 마음이 참 착잡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