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EU “북 수해복구 지원요청 없어”

워싱턴-지정은 jij@rfa.org
2021.08.12
유엔∙EU “북 수해복구 지원요청 없어” 북한 김덕훈 내각총리가 함경남도 영광군과 신흥군, 홍원군, 단천시 등 최근 수해가 발생한 지역을 돌아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김 총리는 복구 작업에 나선 군인들을 격려하고 수재민의 생활 보장과 복구 중에 발생하는 문제 등을 확인했다. 이어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룡성기계연합기업소, 2·8비날론연합기업소도 찾아 생산 정상화 대책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 일부 지역에 폭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유엔과 유럽연합(EU) 등에 북한 당국의 지원 요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이은 폭우 피해를 자력으로 복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달 초 북한 함경남도에서 폭우가 쏟아져 주택 1천170여세대가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된 후 약 열흘 만인 지난 11일, 북한 관영매체는 함경북도에 또다른 폭우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방송내용: 오늘 전반적 지역에 구름이 끼면서 함경북도 바닷가에 일부 지역에서 폭우,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매체는 이어 함경북도 화대군에서 도로가 잠기고 주민들이 자전거를 물길 위로 끌고 가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국제기구 등 외부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옌스 라에르케(Jens Laerke) 대변인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스위스) 제네바 시간으로 오늘(12일) 오전까지 북한 당국으로부터 국제 지원에 대한 요청이 없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I can confirm that as of this morning Geneva time, there has been no request for international assistance from the Government of DPRK.)

유럽연합 관계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는 관련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We are closely following developments but at this stage have not received a request for help.)

한국 통일부도 지난 9일 수해와 관련해 북한의 정보 공유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현재까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의 이번 수해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사실은 없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부 지원 없이 폭우로 인한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롬 소바쥬(Jerome Sauvage)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북한 내 외부 인력이 없어 독립적으로 수해 정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국가들은 대개 홍수 등 재해 복구를 위해 해외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북한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부 지원이 제한되면서 그 영향은 수도가 아닌 지방에 사는 주민들에 먼저 미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미국 기업연구소(AEI)의 올리비아 쉬버(Olivia Schieber) 외교 및 국방 정책 선임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최근 발생한 홍수에 대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이미 지난해 극심한 식량난과 기근 가능성에 대한 심상치 않은 신호가 있었고 해외 원조가 없이는 올해 이러한 영향들이 더욱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수해는 북한에서 계속 반복되는 문제”라며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단기 원조를 넘어 “장기적으로 구식 농사 기술에 대한 대규모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대북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폭우로 인한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기 어렵다며 “특히 대규모 피해가 2년 연속 이어지면 복구가 더욱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내 무분별한 삼림 벌채와 자원 부족, 정보 전달 제한 등으로 수해 복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지도층이 외부 지원을 수용하면 당국의 실패로 비춰질 수 있어 정치적으로 이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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