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땔감부족으로 옥수수 뿌리까지 캐내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1.12.06
북 주민, 땔감부족으로 옥수수 뿌리까지 캐내 북한 주민들이 땔감을 옮기고 있다.
사진 - AP/Wong Maye-E

앵커: 겨울을 맞은 북한주민들이 땔감 부족으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땔감을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은 밭에 남은 강냉이 뿌리를 캐내 땔감으로 사용하는 실정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일 “요즘 겨울 추위가 닥치면서 땔감대용으로 강냉이뿌리를 캐러 다니는 주민들이 많다”라면서 “해마다 땔감 부족사태는 되풀이 되지만 과거에는 강냉이뿌리는 쓸모가 없어 농민들이 동원되어 밭에서 캐내 태워버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주민들은 늦가을이면 겨울을 나기 위한 석탄과 화목 등 땔감을 장만하느라 여념이 없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석탄과 화목 값이 크게 올라 돈이 없는 주민들은 땔감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자 가을이 끝난 밭에 몰려가 강냉이뿌리를 캐내어 말려서 땔감으로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농장에 연고가 있는 주민들은 탈곡하고 남은 강냉이 속대를 화목을 대신하는 대체땔감으로 장만하느라 경쟁적으로 확보했다”면서 “하지만 강냉이 속대 마저도 바닥이 나면서 다급해진 주민들이 농장 밭에 나가 강냉이뿌리를 캐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강냉이뿌리가 겨울땔감으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농장에서 일반 주민들이 밭에 들어가 강냉이 뿌리를 캐내지 못하게 단속하고 있다”면서 “밭에 들어가 강냉이뿌리를 캐려면 해당 농장의 작업반장이나 분조장에게 뒷돈을 쥐어주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예전에는 밭에 남은 강냉이뿌리는 처치 곤란해서 밭정리를 하기 위해 학생들과 인민반 주민들을 동원해 캐내어 밭에서 불태웠다”면서 “다음해 농사를 위해 밭정리 하는데 귀찮기만 하던 강냉이 뿌리가 이제는 대체 화목으로 귀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5일 “겨울 추위가 닥치면서 땔감을 장만하지 못한 주민들이 농장밭에서 강냉이 뿌리를 캐내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지금 주민들이 산과 들을 뒤집고 다녀도 얻을 수 있는 땔감은 강냉이 뿌리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 집에서 이십 리 떨어진 곳에 도로복구 동원에 나갔다가 점심식사를 굶을 뻔한 일이 있었다”면서 “점심식사용으로 가져간 식량으로 현지주민에게 밥을 좀 지어달라고 부탁했다가 땔감이 없다며 거절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제는 인민반에서 도로복구공사가 제기될 때 점심식사를 하려면 땔감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면서 “식량부족도 문제지만 땔감이 부족한 것도 심각한 문제여서 강냉이 뿌리 2마대를 갖고 가야 동원노력 10여명의 밥을 지을 수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장 강냉이뿌리를 구하지 못하게 된 조직 책임자는 강냉이 쌀 2kg을 주고 강냉이뿌리 2마대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도로복구에 동원되어 산을 깎고 흙을 나르며 힘들게 일하며 지친 주민들은 그제야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0월 21일, 북한에서 겨울철을 앞두고 땔감 값이 크게 올라 지난해만 해도 1톤당 내화 20만원 정도 하던 석탄(갈탄)값이 올해는 30만원에서 비싼 곳은 40만원까지 대폭 올랐으며 장작은 굵기 7~10cm. 길이 50cm짜리 장작 10개비를 묶은 한 단에 지난해에는 내화 8,000~10,000원에 살수 있었는데 올해는 20,000~25,000원을 주어야 한다고 보도해 드린바 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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