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프리카서 사상전파 대신 외화벌이 급급”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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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아프리카서 사상전파 대신 외화벌이 급급” 북한이 세네갈에 제작한 '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물'.
Photo courtesy of Sbreitinger/Wikipedia

앵커: 북한이 아프리카 우방국들을 상대로 주체사상 전파는 뒤로한 채 외화벌이에 급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단체 전미북한위원회(NCNK)와 동서센터(East-West Center)가 25일 ‘북한과 남부 아프리카의 기념비적 관계(A Monumental Relationship: North Korea and Southern Africa)'라는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끈끈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과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의 관계가 이제는 더 이상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산하 라이덴 아프리카 연구센터(African Studies Centre Leiden)의 타이코 밴 더 후그(Tycho van der Hoog) 연구원은 60년대 이후 탈식민지와 함께 아프리카 대륙에서 활발하게 일어났던 해방운동(liberation movement)을 지원하면서 북한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와 우호적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역사적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국과의 경쟁관계 속에서 한국보다 더 많은 아프리카 국가와 외교관계를 맺기 위해 무기 및 군사훈련 지원에 나섰고, 동시에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 전파에 힘썼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후그 연구원은 북한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생각은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후그 연구원: 북한의 이러한 노력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시 해방운동을 벌이던 나라들이 이념적 출발점 때문에 실제로 북한을 선택했다는 증거는 많지 않습니다. 그 나라들은 무기와 훈련에 대한 실질적인 필요성이 있었고, 그러한 측면에서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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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코 밴 더 후그 연구원(오른쪽)이 북한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 토론회 화면 캡쳐

이런 가운데 90년대 대기근 이후 아프리카 주재 북한대사관의 운영비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가 무너졌던 북한은 아프리카를 주요 외화벌이 기지로 여기고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온 힘을 다하게 되었다고 후드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심지어 코끼리 상아와 마약 밀수 같은 불법행위까지 저지르게 되고 북한에서 노동자를 데려와 강제노동을 시키면서 그들이 벌어들인 수입의 80퍼센트 이상을 북한 당국에 바치게 하는 인권 유린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이때부터 북한은 아프리카 국가를 사상적, 이념적 동지가 아닌 ‘돈 만드는 기계(money making machine)’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설명입니다.

후그 연구원: 그래서 (북한과 아프리카 국가의) 관계가 크게 바뀌었고, 북한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외화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게 된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각종 기념조형물 공사 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후그 연구원은 북한이 아프리카에서 밀수와 병원운영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지만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방법은 만수대창작사를 비롯해 북한의 각급 조직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의 기념조형물 제작사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북한은2014년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독립기념관 건물과 조형물 건립공사를 5년만에 마치고, 또다시 대통령궁과 함께 정부청사, 국방부 건물, 그리고 군수물품공장 건립 작업에 들어갔는데 유엔은 이 같은 사실이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 밖에도 북한은 보츠와나와 모잠비크, 짐바브웨, 그리고 세네갈 등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거대한 동상을 만들어 외화를 벌고 있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가 참여해 이행하고 있는 대북제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보다 철저한 감시와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후그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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