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농자재 없어 밀·보리 파종 지연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3.02.28
북 영농자재 없어 밀·보리 파종 지연 북한 농부들이 밭에서 파종을 하고 있다.
/AP

앵커: 북한이 협동농장들에 봄철 밀·보리 농사를 강조하며 파종을 빨리 끝내라고 다그치고 있지만 영농자재 공급이 따라서지 못해 파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7일 “이달 중순부터 정평군 각 협동농장에서 밀·보리 씨뿌리기 전투에 돌입했지만 아직 끝내지 못한 농장이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봄철 밀·보리 씨 뿌리기는 2월 중순부터 말까지가 적기이다”라면서 “하지만 농장포전마다 밀·보리 씨뿌리기 작업에 선행되어야 할 밭갈이가 연료난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구창리 협동농장에는 각 작업반마다 열 정보(3만평)정도의 농경지에 밀·보리 씨를 뿌려야 한다”면서 “하지만 땅을 갈아엎을 뜨락또르(트랙터)가 디젤유가 부족해 가동하지 못하는데다 제대로 먹이지 못한 농장 부림소만 동원해 밭을 갈다 보니 밀·보리 씨 뿌리기를 절반밖에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밀·보리 씨 뿌리기를 적기에 끝내야 알곡수확고를 높일 수 있다며 파종을 다그치고 있지만 농장 스스로 디젤유 등을 해결하라고 떠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자금난에 직면한 농장에서는 장마당에서 가격이 비싼 디젤유를 구입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 “이달 초부터 당국은 협동농장마다 주체농법대로 밀·보리 씨 뿌리기를 적기에 끝낸 수 있도록 종자확보와 유기질비료 등을 농장 자체로 해결하고 3월 초까지 밀·보리 씨 뿌리기를 끝내라고 지시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은산군 협동농장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밭갈이를 시작하고 그 밑에 거름을 깐 다음 밀·보리 씨를 뿌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디젤유가 부족해 뜨락또르가 만가동 못하니 밭갈이가 선행되지 못해 밀·보리 씨 뿌리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봄철 밀·보리 씨 뿌리기는 늦어도 3월 초까지 마무리하여야 6월에 밀·보리 수확량이 높아진다”면서 “그런데 당국이 비료와 연료 등을 농장 자체로 해결하라고 하니 자금이 부족한 농장에서 밀·보리 씨 뿌리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평안남도 은산군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고급휘발유(수입) 1킬로는 내화 1만8천원($2.1), 일반 휘발유(국내생산)는 1만4천원($1.70), 고급디젤유(수입)는 1만5천원($1.8), 일반 디젤유(국내생산)는 1만2천원($1.46), 가공디젤유(개인이 제조한 불량디젤유)는 8천원($1.09)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수입산 연료는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는데 가격은 최근 지난해보다 내화 4천원 가량 올라 약 25% 상승했습니다. 

 

한편 2021년 9월 김정은 총비서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밀과 보리 재배면적을 전국적으로 두 배 이상 늘려 이모작에 의한 알곡 수확고를 높이는 방식으로 주민 식생활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만성적인 영농자재 부족과 지력의 쇠퇴로 인해 다른 작물의 재배와 수확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국 농촌진흥청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2022년 북한에서 생산된 식량 작물은 451만톤으로, 2021년 469만톤보다 18만톤(3.8%)이 감소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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