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중국기업들의 대북한 투자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미 북한에 투자와 합영을 약속했던 중국기업들도 약속이행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중국 업체의 임가공 상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던 공장들이 주문물량감소로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청진시에서 임가공 사업을 활발하게 벌리던 중국 기업들이 최근 들어 사업을 접으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청진시에서 그나마 잘 돌아간다는 공장들은 다 중국의 임가공 물량을 주문받아 만드는 공장들”이라며 “과거 자재와 전기부족으로 멈춰 섰던 공장들이 중국 업체와 임가공 물품을 만들어 납품하기로 계약을 하면서 하나둘씩 살아나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다”고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청진피복공장’과 ‘편직물공장’, ‘관공장’, ‘그물공장’, ‘냉동공장’을 비롯한 많은 기업소들이 중국의 임가공을 맡은 덕택에 가동을 해왔다”며 “중국 업체들은 원활한 임가공품 생산을 위해 공장의 낡은 설비를 현대적인 설비로 교체하는 등의 지원도 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임가공을 맡은 북한공장들은 공장부지와 설비, 인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임가공비를 받는다”며 “공장들은 중국 기업으로부터 받은 임가공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소속 노동자들에게는 기술의 숙련도에 따라 중국 인민폐 130위안부터 250위안까지 월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28일 청진시의 한 주민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인 사업가들이 더 많은 임가공 생산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시설투자의지를 보여왔다”며 “중국인들의 투자 약속에 청진주민들의 기대도 매우 높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인들이 투자는커녕 주문물량을 대폭 줄이고 있으며 투자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사업자체를 접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함경북도 무역국의 주선으로 농촌경영위원회와 중국기업이 합작으로 설립한 ‘관모봉회사’도 농기계를 북한에 들여오겠다던 약속을 이달 들어 취소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청진시 수산협동조합과 중국 업체가 진행하던 수산물가공 협력사업은 시작도 하기 전에 없던 일로 됐고 청진피복공장과 편직물공장에서 임가공을 전문으로 하던 중국인 사업가들도 주문을 미루며 사업자체를 접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요즘 중국과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해 걱정이 많았지만 중국 투자자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주민들은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다 빠져나가면 청진시는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