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들, 북 9.9절 행사 초청…외교사절과 관람

워싱턴-자민 앤더슨 andersonj@rfa.org
2024.09.10
중국 유학생들, 북 9.9절 행사 초청…외교사절과 관람 북한에 거주 중인 중국 유학생들이 지난 8일 저녁 열린 9.9절 행사를 관람하고 생생한 소감을 남겼다.
/ 출처: 샤오홍슈 캡쳐

앵커: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가운데,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 행사에 초청을 받은 중국 유학생들이 꿈만 같았다라며 후기를 남겼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빨간 머리의 서양인들과 정장을 입은 동양인들, 그리고 한복을 입은 북한 주민들이 손을 맞잡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커다란 북한 국기를 흔드는 남성 뒤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최대의 행복을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낍니다.

 

지난 8일 밤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 9.9절 경축행사에 참석한 중국 유학생들이 온라인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샤오홍슈에 공유한 사진들입니다.

유학생들은 모두 블라우스와 정장 자켓을 입고 격식을 차린 모습이었습니다. “정장을 차려입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지시가 있었다고 한 유학생은 밝혔습니다.

 

어린 여성 유학생 4명은 계단에 모여 앉아 검지와 중지로 브이자를 만드는 김치손짓으로 셀카(자기 사진)를 찍었고, 다른 유학생은 대규모 인력이 동원된 행사를 관람 중인 자신의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유학생들이 올린 사진의 위치를 보면, 이들은 김일성광장 대주석단에 앉아 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의 글에 따르면 유학생들은 북한 주재 외교사절들과 함께 9.9절 축하 행사를 관람하도록 초청받은 것으로, 이들의 자리 주변에도 서양인들이 다수 앉아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중국 유학생들을 행사에 초청한 것과 달리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관계를 밀착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는 소원해진 모습입니다. 이번 9.9절 행사에도 중국은 대사가 아닌 대사대리를 보냈는데, 주북 러시아 대사가 참석한 것과 대비돼 북중 양국의 미묘한 관계가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행사에 초대받은 중국 유학생들은 깊은 감명을 받은 듯, “꿈만 같았다”, “삶을 즐기고 기쁨을 표현했다”, “몇번이나 소름이 돋았다라는 후기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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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온라인 사회관계망 서비스에는 현재 북한에 거주하거나 올해 봄 북한에서 유학 후 귀국한 중국 유학생들의 글과 사진이 자주 올라오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들은 기숙사 내에 외국인들에게만 허가된 유료 와이파이나 인터넷 데이터 상품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유학생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중국과 러시아 출신 뿐 아니라, 쿠바와 라오스에서 온 유학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이에 대해 쿠바 외교부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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