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올해 북에 축전만 달랑 두 차례…“우크라 종전까지 냉기”
2024.09.09
앵커: 9.9절을 맞아 중국이 북한에 약 8개월 만에 축전을 보냈습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우호관계에 대한 중국의 어조가 다소 약해졌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9.9절을 기념해 각 나라에서 축전을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오랜 우호관계를 자랑하는 중국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축전을 보낸 건 지난 1월 새해 인사 이후 8개월 만입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축전을 통해 “전통적인 친선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며 이어 “‘전략적의사소통’을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올해가 중조외교관계 설정 75주년이 되는 ‘조중친선의 해’라는 것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지난해 같은날 보낸 축전에 비해 우호관계에 대한 어조가 다소 완화된 모습입니다.
지난해 9.9절에는 “국제 및 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전통적인 중조 친선협조 관계를 훌륭히 발전시키는 것은 시종일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 이라고 양국 간의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확실한 어조로 전달했습니다.
재작년에는 “우리는 훌륭한 동지, 훌륭한 이웃, 훌륭한 벗"이라며 북중 친선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와 재작년에 보내온 축전을 올해와 비교했을 때 재사용한 표현을 제외하고 눈에 띄게 적극적인 표현은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러시아는 더욱 가까워졌지만,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예년에 비해 냉랭해진 모습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지난해 9월부터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번 만남을 가진 데 반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올해 단 두 번 공식 축하 메시지만 보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CNI) 국가안보국 수석 이사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과 북한 관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씨 일가는 예전만큼 중국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평양 정권은 러시아를 충실한 동맹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북한은 의심할 여지없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고 있고 모스크바의 도움 덕분에 군사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카지아니스 수석 이사는 또, “사실상 김씨 일가는 항상 해오던 대로 모스크바와 베이징을 이용해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연구기관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확실히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특히 평양이 모스크바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과 북한 관계는 과거보다 소원해지거나 냉랭해진 것 같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 관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죠.
하지만 이러한 냉기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하지만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도 북한의 장기적인 경제 전망이 중국과의 강력한 관계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과 모스크바의 관계를 중국과 북한의 장기적인 관계보다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 대외 무역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