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들, 아프리카에서도 집단행동”
2024.03.26
앵커: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집단행동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길림성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천 명이 지난 1월 임금 체불을 이유로 폭동을 일으킨 데 이어 아프리카와 중국 내 타 지역에서도 북한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25일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아프리카 콩고 공화국 건설 현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십 명이 지난 2월로 예정됐던 귀국 일정이 연기되자 이에 항의하며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관련 질의에 해외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생활 여건에 기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보여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콩고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산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요녕성 단동의 한 의류 가공 공장에서는 북한 노동자 10여 명이 출근을 거부하고 북한에 돌려보내줄 것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30세 이상 노동자 전원은 귀국한다’는 북한 당국의 방침이 있었지만 신형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기됐고 이 후에도 회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월 길림성에서 발생한 폭동과 관련해선 북한 당국이 이를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노동자 200여 명을 본국으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케이에 따르면 당시 폭동은 북한 국방성 산하 ‘전승무역’이 노동자를 파견했던 길림성의 의류 제조 및 해산물 가공 공장에서 발생했습니다.
4년간 약 1천200만 달러의 임금이 북한 노동자들에게 지급되지 않고 전쟁 준비 자금 명목으로 북한 당국에 송금된 사실이 알려진 것이 폭동의 단초가 됐습니다.
노동자들은 공장의 간부들을 인질로 삼고 화염병을 던지는 등 강하게 저항했고 북한 당국은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4개월치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는 동시에 비밀경찰 등을 대거 파견해 공장 간부들과 폭동 가담자들을 조사했습니다.
고문을 포함한 혹독한 조사 과정에서 공장의 북한 대표가 부상을 입었고 처벌이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바 있는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콩고 내 북한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직접 확인한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신형 코로나 유행이 잦아들면서 사람들의 왕래도 늘어나 한 지역에서의 집단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 물론 인터넷을 보고 아는 경우도 있겠지만 배낭을 지고 현금을 나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중국에 와서 은행에 넣을 돈은 차명계좌에 넣고 북한에 들여보낼 것은 현금으로 들여보내고. 사람들의 유통이 코로나 끝나고 많아지다 보니 구전으로 많이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월 고영환 특별보좌역이 북한 소식통 등을 인용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중국 길림성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폭동에 대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노동자10만여 명이 40여개국에 파견돼 봉제, 건설, 의료, 정보, 서비스 등 분야에서 북한 당국의 수익 창출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유엔 회원국의 제보를 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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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