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서 코로나 비상방역사령부 재가동
2024.03.22
앵커: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 코로나 비상방역사령부가 재가동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주민들 속에서 코로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각종 감염증이 확산되자 취해진 조치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5월 12일 코로나 방역대전에서의 승리를 선포한 북한 당국. 하지만 최근 재발하고 있는 코로나와 폐렴 등 유사 감염증때문에 코로나비상방역사령부를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0일 “요즘 당국이 보건성 산하 국가위생검열국과 중앙위생방역소를 통해 코로나 비상방역사령부를 재가동했다”면서 “최근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및 유사 감염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달 초, 코로나 및 폐렴 감염증 환자가 늘자 북한당국은 주민들에 마스크 착용 지시를 내리고 탁아소와 유치원, 학교들에 10일간의 임시(코로나)방학을 선포한 데 이어 최근에는 비상방역사령부를 재가동한 것입니다.
소식통은 “오늘(20일) 아침 8시에 인민반장이 집집마다 돌며 비상방역사령부 검열이 왔다고 전했다”면서 “모든 주민들이 각성하여 코로나방역규범을 잘 지킬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보건성 산하 비상방역사령부가 재가동됨에 따라 도비상방역사단, 시, 군의 비상방역지휘부도 코로나 방역활동에 나섰다”면서 “담당 의사들이 주민지역을 찾아다니며 하루에 두번씩 체온을 재며 고열환자를 장악하는 동시에 방역선전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하지만 코로나와 미코플라스마 페염까지 감염증에 대한 불안은 나날이 커지는 분위기”라면서 “이틀 전에도 동네에서 살던 10살된 소학교 학생이 코로나 증세로 앓다가 허망하게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방역소에서 매일 찾아와 체온을 재면 무슨 소용이 있냐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당에서 비상방역사령부까지 재가동하고 방역 관련 위생선전을 벌이지만 실제로 감염환자는 자체로 치료해야 하기에 돈이 없으면 그대로 죽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0일 “요즘 혜산시에 중앙의 비상방역사령부 검열단이 내려왔다”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방역과 관련한 방역 선전을 벌이는 동시에 감염증실태를 조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중앙(보건성)에서 검열단까지 파견한 걸 보면 코로나 감염 실태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당에서 비상방역사령부를 재가동하고 현지에 검열단을 파견하는 것은 주변에 코로나로 사망한 어린이가 여러 명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특히 이번 코로나 감염은 어른보다 어린이들에게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그래서인지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 초급중학교 학생들까지는 코로나 방학이 시작된 지 열흘이 되었으나 아직 해제하지 않고 고급중학교만 코로나 임시방학을 해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당에서 비상방역사령부를 재가동하는 것보다 코로나 감염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역이 아니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자유아시아방송은 현재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및 미코플라즈마 바이러스 때문에 당국이 주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고 학교는 임시 방학 조치를 취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한편, 북한은 3월 11일자 노동신문에 미코플라즈마 폐렴 관련 위생상식을 실었습니다. 신문은 이 폐렴이 어린이들을 비롯해 체력이 약한 사람들의 경우 심하게 나타나며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감염증상자에게 항생제 투여가 최선책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