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일년 반 동안 북한 환율이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벤자민 카체프 실버스타인(Benjamin Katzeff Silberstein)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제재 대상국은 외화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환율이 치솟는 현상을 경험하지만 북한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안정적인 환율은 북한 경제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외부 충격에 탄성(resilient)이 있다는 점, 다시 말해 외부 충격에 덜 민감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느슨한 대북제재 이행으로 북한이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 : 북한 당국이 환율을 일정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 위안화를 시장에 더 많이 풀어 환율을 안정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가 이런 조치를 장기적으로 시행하기에는 북한의 (위안화) 보유액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제재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잘 이행되고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 위안화에 고정환율제(currency peg)를 유지할 것이라는 추측이 일반적이지만, 흥미롭게도 북한 원화의 가치가 미화보다 오히려 위안화 대비 더 큰 폭으로 변동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북한 내 위안화와 미화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큰 폭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 : (북한에서) 위안화가 (달러보다) 훨씬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통화 체제(monetary system) 안에는 위안화가 더 많이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미화보다 위안화를 더 많이 보유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안화 수요에 따라 북한 환율이 더 많이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미북 간 교역이 전무한데다 북한에서는 미국 달러화보다는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북한 원∙달러 환율 변동도 그만큼 미미하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피터 워드(Peter Ward) 북한전문 기고가와 함께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을 통해서도 이같은 주장을 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