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들, 대성백화점 자사제품 “정상유통된 정품 아냐”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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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대성백화점에 전시된 영국의 다이슨(Dyson)사의 청소기.
평양 대성백화점에 전시된 영국의 다이슨(Dyson)사의 청소기.
출처: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웹사이트 캡쳐

앵커: 일부 유명 다국적 기업들은 북한 평양 대성백화점에 들어간 자사 제품들이 정상적인 유통경로와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품질보증 대상인 ‘정품’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대북제재 속에서도 북한 상류층을 대상으로 평양 대성백화점에 다국적 기업의 고급 제품들이 진열·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평양 대성백화점 귀금속·시계 매장에 스위스의 스와치 그룹(Swatch Group)의 오메가(OMEGA), 티쏘(TISSOT) 상표(빨간 네모)를 볼 수 있다.
평양 대성백화점 귀금속·시계 매장에 스위스의 스와치 그룹(Swatch Group)의 오메가(OMEGA), 티쏘(TISSOT) 상표(빨간 네모)를 볼 수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일부 다국적기업들은 최근 북한 평양 대성백화점에 전시∙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이 정식 판매처의 유통제품인 ‘정품’이 아니라며, 정상적인 수출절차를 밟지 않은 제품이라고 밝혔습니다.

‘정품’은 말 그대로 제조사와 정식으로 계약한 공식 판매처에서 유통하는 제품을 말합니다.

‘정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별 지정된 기한 내에 사후관리(AS) 및 교환·환불 등을 온전히 받을 수 있지만, 대성백화점에 전시된 제품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다국적 기업들의 설명입니다.

스위스의 고급시계인 ‘오메가’(OMEGA), ‘티쏘’(TISSOT) 상표를 보유하고 있는 스와치그룹(Swatch Group) 언론홍보담당실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는 북한에서 영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품을 배송하지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Please note that we are neither active in this country, nor do we deliver there.)

독일의 전자기업인 ‘지멘스’의 로빈 짐머만(Robin Zimmermann) 홍보 담당자도 자유아시아방송에 “‘가전사업 분야’를 2014년 독일 ‘보쉬’(Bosch)에 매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대성백화점에서 전시된 제품들이 매각 전에 ‘지멘스’의 자사 제품인지 여부를 알지 못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평양 대성백화점 전자제품 매장에 독일의 전자기업인 ‘보쉬’(BOSCH)의 상표인 ‘보쉬’(빨간 네모)를 볼 수 있다.
평양 대성백화점 전자제품 매장에 독일의 전자기업인 ‘보쉬’(BOSCH)의 상표인 ‘보쉬’(빨간 네모)를 볼 수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독일 ‘보쉬’와 ‘지멘스’가 합작한 가전회사인BSH(Bosch and Siemens Home Appliances)가 ‘다중상표접근방식’으로 ‘지멘스’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며 “북한에 전시된 ‘지멘스’ 물품이 매각 후 BSH의 제품일 수 있기 때문에 BSH에 문의하라”고 밝혔습니다. (SIEMENS has sold its home appliances decision a couple of years ago to Bosch which is now operating under a multi brand approach, one of them being Siemens.)

이에 BSH의 프리돌린 위인들(Fridolin Weindl) 언론 담당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서는 사업 협력자(business partner)가 없기 때문에 북한 시장에서 우리의 책임하에 있는 가전제품이 있는지 여부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In North Korea we don’t have any business partner and therefore are not aware of any of our appliances in the North Korean market under our responsibility.)

다만, 그는 북한과 달리 현재 한국에서는 공식적인 유통업체를 두고 있으며, 또 한국에서는 수년 동안 ‘판매 자회사’(sales subsidiary)만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영국의 유명 진공 청소기업체인 ‘다이슨’(Dyson)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실 관계를 검토한 후 관련 부서에서 입장을 알려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고급제품이 전시된 대성백화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현지 지도한 이유는 북한의 유령회사(front company)의 정교해진 ‘대북제재 회피술’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대성백화점의 다국적기업 고급물품 전시는 ‘대북제재 조치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층들에게 충성심을 유도하는 방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 ‘유령회사’가 불법적으로 수입하는 벤틀리, 바닷가재, 고급 러시아 보드카, 위스키 등 사치품을 통해서 김정은이 (북한) 지도층들(elite)의 충섬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한편, 이번 대성백화점 전시와 관련해 세계 다국적기업들 중 네덜란드의 필립스, 일본 타이거와 파나소닉, 독일 마이바움 정수기, 중국 메이디(Midea) 등에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성백화점을 현지지도 했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15일)을 맞아 지난 14일 평양 대성백화점이 준공됐다고 북한 매체들이 15일 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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