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탈북 소상공인 창업 어려워…맞춤형 지원해야”

워싱턴-지에린 jie@rfa.org
2021.02.04
“한국 내 탈북 소상공인 창업 어려워…맞춤형 지원해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년 북한 이탈주민 생산품 국회 특별전시회'에서 북한이탈주민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모범사업주 20개 업체의 생산품이 전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소상공인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맞춤형 지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와 국제개발협력 기관인 아시아재단(Asia Foundation)이 4일 공동으로 한국 내 탈북민 소상공인들의 실태를 조명한 화상회의를 열었습니다.

김광욱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내 북한이탈주민 기업가 실태에 대한 연구보고서’(North Korean Refugee Entrepreneurs in South Korea)를 발표하며, 한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이 한국인과 비교해 창업 비율 및 소득 수준 등에서 격차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3만 3천 여명의 전체 탈북민 가운데 절반 가량이 창업을 희망하지만 실질적인 창업자는 12% 정도에 불과하고 한국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지만 소득은 오히려 35% 더 적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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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경제연구소(KEI)와 아시아재단(Asia Foundation)이 4일 공동으로 "한국 내 탈북 난민 기업가"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 모습 . /화상회의 화면 캡쳐


김 대표는 이어 탈북민 1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탈북민들이 창업 이전 단계에서는 창업자금 및 인적 관계망, 창업 이후에는 극심한 경쟁 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사업체 성장 자금 및 재정관리, 자본주의 사회 문화 및 언어 격차 등이 거론됐고 응답자의 5명 중 4명은 차별을 느끼진 않았다고 응답했다며 대체로 한국 소상공인이 겪는 어려움과 비슷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탈북민 소상공인이 겪는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선 이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광욱 대표: (탈북민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맞춤형 자금 기회, 인적 관계망 형성에 대한 조언, 교육 등 그들이 필요한 것에 더 많이 맞춰져야 합니다.

또한 탈북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간헐적이기 보다는 종합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고 성공한 탈북민 사례를 조명함으로써 한국 내 탈북민 사회의 장벽을 허물고 다른 탈북민들의 창업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날 함께 회의에 참석한 랜달 존스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 경제 담당관은 이날 회의에서, 탈북민의 3분의 2가 정부 임대주택에서 거주해 주택 담보로 대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인들보다 담보 문제에서 불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중소 자영업자들의 81%가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등 해외노동자를 고용하기 보다는 소중한 인적 자원인 탈북민들을 고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매주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다양한 탈북민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2007년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김도정 씨가 운영하는 경기도 가평 명태 덕장에서 매년 겨울 4톤 어치의 명태를 함경도 방식으로 말리는 사례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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