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난 심각해 나선-훈춘간 왕래 일부 허용”

서울-이명철 xallsl@rfa.org
2023.01.25
“북, 경제난 심각해 나선-훈춘간 왕래 일부 허용” 지난 8일 촬영한 중국 훈춘 취안허 통상구(오른쪽)와 북한을 잇는 두만강대교 모습.
/연합뉴스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 훈춘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선시에 대한 국경 봉쇄를 일부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사태 이전부터 나선시에서 사업을 하던 중국인 사업가들의 나선시 출입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옌지(연길)시에 살고 있는 한 대북 소식통은 24일 “이달 초 북조선당국이 나진-훈춘 사이의 국경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고 무역재개 의사를 우리(중국)측에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북조선 사업을 했던 무역관계자들에게 여권발급 신청 서류를 제출할 데 대한 통지를 옌지인민정부 외사과로부터 통지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새로 발급받는 여권으로는 북한 함경북도에 위치하고 있는 나선시에만 출입할 수 있으며 북한의 다른 지역으로는 여전히 이동을 금지한다는 조건이 달려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이 왜 갑자기 예고도 없이 나선시에 대한 중국인 사업가들의 출입을 허용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요즘 북조선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들어보면 오랜 국경 봉쇄로 인해 주민 생계가 위기에 처했으며 기관, 기업소의 운영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조선 당국이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먼저 나선시에 대한 출입국 해제를 통해 내부에서 요구되는 물자들과 제조업에 필요한 원료를 나선을 통해 긴급히 수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나선시에 대한 국경 출입이 허가 된다는 소식을 제일 반기는 사람들은 북조선의 무역회사 간부들과 나선에 공장과 사업체를 둔 중국인 사업가들이다”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국경이 봉쇄되는 바람에 출국 통보를 받고 북조선에서 진행하던 사업을 미처 마무리 하지 못하고 철수한 후 지금까지 3년 넘게 국경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던 (중국의) 사업가들로서는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무역업자들외에도 친척 방문을 비롯한 개인 사사 용무로 중국인들이 나선경제특구 일대를 방문하는 것도 허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조선에 친척(화교)을 두고 있는 일부 중국인들은 코로나로 인한 전면봉쇄로 생계곤란을 겪고 있는 친척들을 도와줄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오랫동안 북조선 방문을 기다려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나선시외에도 중국과의 국경지역에 대한 출입이 해제된 곳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는 경제특구인 나선시만 해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북한내 다른 국경지역들을 개방하고 중국인 사사여행자를 받아들인다는 통지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이 문제는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에 정착한 한 탈북민은 24일 “북한과 중국을 오가면서 무역업무를 하다 발이묶인 중국 훈춘에 살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북한이 코로나로 차단하였던 국경출입을 일부 허가해서 조만간 무역 업무차 나선시에 나갈 수 있다는 연락을 음력 설 직전에 받았다”면서 “지인에게 북한에 들어가는 길에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달해달라고 돈과 생필품을 준비해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앞서의 옌지 소식통은 “중국 사업가들은 나선시 출입 해제 소식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북조선 당국이 어느 순간에 출입을 다시 차단할지 모른다는 항시적인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선은 북조선이 내부적으로 지속되는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나선시 출입을 허용하지만 내외부정세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북조선의 행태로 볼 때 이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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