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산물 증산 추진, 식량안보 개선보다 외화벌이 의도”
2023.04.11
앵커: 북한의 수산물 수출이 북한 내 수산물 공급량을 감소시켜 북한의 식량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북한 수산물 생산과 공급의 관계: 식량안보를 중심으로’ 보고서.
채수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김정은 집권 후 북한의 수산물 생산이 점차 증가했지만 이는 북한 주민의 영양상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진단했습니다.
채수란 전문연구원은 197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연도별 북한 수산물 생산량 수치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연도별 북한의 식품 수급표(food balance sheet)를 상호 비교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김정은 시기 북한의 수산물 생산과 수산물 수출이 함께 증가해 북한 내 공급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엔 대북제재 결의로 북한의 수산물 수출이 제지당한 이후에도 1인당 1일 어패류 공급량, 1인당 1일 영양공급량과 구성비가 거의 개선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채수란 전문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정은이 양어∙양식 등을 통한 수산물 증산을 적극 독려하는 데에는 식량안보 개선보다 외화벌이 활성화 의도가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채수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 잡는 어업이 한계치에 다다르자 기르는 어업 즉 양어∙양식을 확대시키자고 말은 하지만 역시나 주민들에게 수산물을 공급하는 식량안보 개선 측면보다는 숨겨진 의도는 수산물 수출을 통해서 외화벌이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그런 의도가 있습니다.
이에 더해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도 중국에 조업권을 팔아 수산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북한의 식량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연평균 수산물 생산량은 김일성 시대, 김정일 시대, 김정은 시대 순으로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채수란 전문연구원은 김일성 시기에는 북한 내 수산물 생산량이 증가하면 1인당 1일 어패류 공급량도 이에 비례해 증가했지만 김정일 시기 북한이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산물 수출을 추진하면서 어패류 공급량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경제난이 완화되지 않는 한 북한의 수산물 수출 증대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채수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 김정일 시대에 수산물 수출을 통해서 외화벌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하게 된 김정은도 인민생활 향상을 외치고는 있지만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수산물 수출이 더 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수산물 수출 증대 정책은 경제난이 완화되지 않는 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울러 만성적인 단백질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동물성 단백질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북한에 농산물 위주의 식량을 지원해온 국제사회는 이제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할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20일 복수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신형 코로나 방역을 위해 장기간 통제하던 서해바다 출어를 전격 허가하고 수산사업소마다 물고기잡이에 떨쳐나서도록 어로 계획을 부과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