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수해 복구 동원 북 청년들, 중국 동경?
2024.09.05
앵커: 지난 7월말 발생한 압록강 수해 복구 작업에 동원된 청년 돌격대원들이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된 중국의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수해복구에 동원된 많은 청년들이 압록강 너머 중국의 발전된 모습에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 단동과 지척인 신의주와 의주 지역 수해 복구에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와 속도전청년돌격대가 동원되었다”며 “수천 명의 돌격대원 중에 중국과 가까운 국경지역에 처음 와본 청년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일반 주민이 당국의 승인 없이 거주지를 벗어나 타 지역으로 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평양이나 국경지역, 휴전선 등의 지역으로 가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그는 “중국을 지척에서 처음 본 돌격대원들이 국내에서 몇 손가락에 드는 신의주가 중국에서 순위에 들지도 못하는 작은 지역보다 초라한 모습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의주와 의주는 단동과 인접해 있어 중국의 많은 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며 “특히 압록강 하류의 신의주 류초리, 하단리 등은 중국과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져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우리(북한)와는 너무 다른 중국의 발전을 동경하거나 부러워는 발언을 한 청년들이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8월 말 작업 휴식 시간에 중국 도로로 10분동안 차가 몇 대 지나가는지 세던 돌격대원 2명이 원수님(김정은)께 다진 맹세를 지켜 수해복구를 빨리 끝낼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중국을 쳐다보며 환상을 가진다는 비판을 받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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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우리와 너무 대조되는 중국의 발전상에 놀라는 청년이 한둘이 아니”라며 “중국의 발전에 대해 질문을 한 청년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한 돌격대원은 중국의 작은 변방 도시(단둥)에 고층 아파트가 가득하고 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 놀랍다고 했다”며 “단동이 지금 수준의 모습을 갖춘 게 몇 년도였냐고 질문한 청년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일 중국을 보며 사는 우리도 충격 받을 때가 많은데 난생 처음 국경지역에 와서 외국의 발전된 모습을 본 청년들의 놀라움과 충격은 상상 이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압록강 수해복구에 동원된 많은 이들이 ‘우리도 중국처럼 개혁개방에 나섰으면 잘 살 수 있었겠는데’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국경지역 이동을 엄격히 통제해 온 당국이 공식적으로 수 만명의 주민들에게 발전된 중국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준 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돌격대에 어린 청년이 많은데 이들의 마음에 낙후한 고향과 판이한 중국의 발전된 모습이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이고 동시에 외국에 대한 동경과 환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매체는 최근 평안북도 수해복구에만 군부대와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등 13만명이 투입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