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 복구장비 부족해 30만명 '땜질 동원'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4.08.07
북, 수해 복구장비 부족해 30만명 '땜질 동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안북도 피해복구 전구에 파견되는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진출식이 지난 6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최근 홍수로 인한 수해 복구에 수십만 명의 주민을 동원한 것과 관련해 이는 복구 작업에 필요한 설비나 기계가 부족해 대규모 인력을 이용해야 하는 북한의 열악한 환경을 반영하는 한편 외부엔 자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평양에서 열린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진출식에서 지난달 말 발생한 압록강 인근 지역 수해 복구를 ‘건설 대전이라고 독려했다고 7일 보도했습니다.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는 북한의 대형 토목·건설 공사에 수시로 파견되는 청년단체입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비서는 신의주시와 의주군 수해 복구에 나선 청년이 3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국가적 위기 속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재난 상황을 자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대외에 과시하려는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인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30만명의 주민이 동원된 건 그만큼 홍수 피해가 컸다는 의미라며, 특히 국제사회나 유엔 기구로부터 지원을 받던 때와 달리 코로나 이후 지원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자체적인 복구에 더욱 적극적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정 박사는 최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의 지원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요청하겠다며 제안을 거부한 것은 수해 복구를 위한 북한의 자체적인 역량이 아직 있음을 의미하거나 국제사회 도움을 받을 시 외부에 비춰질 북한 정권의 나약한 모습을 우려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정은 집권 이후 이전보다 제방사업 등 자연재해 대비를 강화했지만 만성적으로 낙후한 자재 품질이나 기기들로 매년 홍수 때마다 주민들을 동원해 임시방편적인 복구를 하는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박사: 제방을 쌓는다던지, 자연재해 대비는 강화된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다만 잘 아시다시피 자재라던지, 인력이라던지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여전히 북한은  대중동원,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 상당히 리스크(위험)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홍수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취약하다고 할 수 있고요.  

 

정 박사는 자연재해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 단기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지속가능한 대응이 어렵고, 이는 식량, 기반시설, 민생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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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출신 김수경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심각한 산림 황폐화로 오랫동안 산에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 많아 북한에서 매년 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그 때마다 주민들은 수해를 입거나 복구 작업에 동원되는 피해를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수경 씨: 산이 벌거숭이니까, 산에 풀이나 나무나 있어서 흙을 꽉 잡고 있어야 하는데 한번 비오고 홍수나게 되면 산이 깎여진단 말이예요. 그래서 피해가 더 커지고.

 

한편 북한 홍수 피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지만 무응답이고, 러시아 역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북한 측은 피해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겠다며 제안을 거절한 상황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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