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난 완화 불구 쌀값은 안내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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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서 북한의 식량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올 들어 급상승한 장마당 생필품 가격과 식량가격은 완화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내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가뭄과 큰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크지만 요즘 북한의 식량난은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고 대북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강냉이와 감자에 이어 밀 등 가을걷이가 시작되면서 끼니를 건너는 세대들이 줄어들 만큼 식량사정이 좋아졌다는 소식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마당에서 쌀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소식통은 “협동농장마다 밀, 보리를 비롯해 일부 가을을 시작했다”면서 “개인들은 메주콩을 제외한 조나 감자, 강냉이를 다 가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8월 중순부터 주민들이 자기들이 일군 텃밭의 감자나 강냉이를 먹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아무리 식량난이 심각하다 해도 가을에는 그래도 먹을 것이 좀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큰물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적어 내년 초쯤에는 심각한 식량난을 다시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회령시의 경우 15일 현재 장마당에서 쌀 1kg의 가격이 1100원 계선이며 옥수수 가격은 56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식량가격이 이렇게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북한 화폐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중국인민폐 대 북한 돈 환율은 현재 중국돈 1원에 북한돈 240원 정도로 환산됩니다. 올해 3월 말까지 중국돈 1원에 북한돈 80원이었던데 비하면 6개월 사이에 3배로 뛰었습니다.

중국 상인들이 북한에 넘기는 쌀 가격은 kg당 중국 돈 4원으로 이는 북한 돈 960원에 해당하는 가격입니다. 이렇게 수입된 식량은 무역기관을 비롯한 북한 도매꾼들의 손을 거쳐서 장마당 장사꾼들이 파는 가격은 1100원 이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양강도 대홍단군의 한 소식통도 “쌀값이 천원을 넘었다고 해도 지금 제일 눅은(싼) 것은 쌀밖에 없다”며 “집값도 끔찍하게 올랐고 공업품(생필품) 가격도 식량 값에 비하면 형편없이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북한에서 가장 높이 오른 것은 집값이라는 얘깁니다.

이렇게 집값이 상승한 배경은 평양시 10만세대 살림집 건설을 비롯한 2012년 완공예정의 건설공사로 시멘트와 건설자재들이 부족한데다 수해로 적지 않은 살림집들이 파괴됐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함경남도 함흥시의 경우 역전주변 아파트는 중국 인민폐로 10만원(한화 1천8백만원) 양강도 혜산시도 혜산동과 혜흥동에 있는 역전주변 아파트는 중국인민폐로 8만원에 거래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화폐개혁 이전 중국 인민폐 4만원에 거래되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뛰어오른 것으로 북한의 주택부족이 그만큼 심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소식통들은 화폐개혁 이후 장마당들에서 중국 인민폐와 달러가 주요 거래단위로 쓰이면서 북한 돈의 가치가 계속하락하고 있어 북한 돈으로 식량가격을 계산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화폐가치의 하락이 지속 되는 한 본격적인 가을걷이가 시작되어 식량난이 완화된다고 해도 장마당 쌀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