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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북부지역 농촌에서 땅에 심어놓은 종자를 지키기 위한 경비가 삼엄하다고 합니다. 협동농장들마다 자위대를 조직해 종자 지키기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합니다.
북한의 시장가격이 안정되어가고 있다지만 주민들이 겪는 식량난은 여전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식량난은 고지대의 기후적 특성으로 벼농사를 지을 수 없는 북부지역 자강도와 양강도, 함경북도 농촌들에서 특히 심각하다고 합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의하면 절량위기를 맞은 농민들은 산나물과 두부 깡치, 지어 술 깡치까지 먹으면서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아사직전에 놓인 주민들이 협동농장에 심어놓은 종자까지 몰래 파가면서 해당 농장들이 피해대책 마련에 분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6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 식량난으로 연사군에서 많은 아사자들이 발생했다”면서 “식량이 떨어진 농촌주민들이 농장포전에 심어놓은 종자까지 무차별적으로 훔쳐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분노출을 꺼리는 이 소식통은 “종자를 파먹는 문제 때문에 농장들마다 젊고 건강한 청년들로 ‘자위대’를 조직했다”면서 “‘자위대’는 주간에 휴식을 하고 야간에만 농장 밭에 나가 잠복근무를 서거나 순찰근무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지만 농장 밭에 심어놓은 종자까지 파먹는 현상은 ‘고난의 행군’ 이후 올해가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제대군인들로 ‘순찰대’를 조직해서 ‘종자도적’들을 잡는다고 하지만 그 넓은 밭을 다 지킨다는게 사실상 어렵다”며 “종자도적들은 파내기 쉬운 감자와 콩을 표적으로 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절량 농민들이 감자와 콩을 표적으로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감자는 통알을 일정한 간격으로 심기 때문에 파내기도 쉽고 량도 많다”며 “콩의 경우는 한 번에 네댓 알씩 심는데 싹이 나더라도 콩나물과 같기 때문에 먹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농촌에 절량세대가 얼마나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저 내 짐작으로는 60%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김형직군과 풍서군. 삼수군이 가장 심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식량이 떨어진 사람들은 대부분 옥수수가루에 산나물을 넣어 죽을 쑤어 먹거나 감자까리에 산나물을 섞어 줴기떡을 만들어 먹는다”며 “지금은 산나물이 많이 돋아 굶어죽는 사람은 없지만 먹는 것을 보면 짐승이나 마찬가지”라고 동정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3월부터 보안원들에 대한 식량공급까지 중단하는 등 식량난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이 없이 햇곡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라고 합니다.
밭에 심어놓은 종자까지 파먹어야 하는 북한의 식량난이 올해 농업생산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