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관련 군수공장에 중국산 식량지원
2023.04.03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산 식량과 식용유를 수입해 한 군수공장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사일 발사대 등 군수품에 필요한 타이어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압록강다이야(타이어)공장’에 식량과 식품을 지원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달 27일 “3월 10일 남포항으로 중국산 입쌀과 기름이 대량으로 들어왔다”면서 “중국에서 대형선박으로 운송한 식량과 기름 등 군수물자는 자강도 만포시에 있는 ‘압록강다이야공장’으로 보내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자강도는 원래 도 전체가 군수공업지구로 알려져 있다”면서 “만포시 ‘압록강다이야공장’은 주로 군수용 다이야를 생산하고 있는데 김정일도 생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수차례 시찰했던 군수공장”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노동당 군수공업부의 지시에 따라 중국산 입쌀 80톤과 먹는기름(식용유) 5톤을 ‘압록강다이야공장’에 보장했다”면서 “군수공장의 현장 노동자들에게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자강도에 다양한 군수공장들이 많은 데 하필 ‘압록강다이야공장’에만 수입한 물품 전량을 보낸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다만 중앙당 군수공업부에서 특별히 ‘압록강다이야공장’에 식량과 기름을 보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군관(장교) 출신인 한 탈북민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압록강타이어 공장’으로 식량이 공급된 것은 최근 북한의 잦은 미사일 시험 발사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군관 출신 탈북민: 대륙간탄도미싸일,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을 러시아산 차로 나르거든요, 발사대에 미사일을 싣지 않아요? 그런데 그 타이어 한 짝에 몇 백 달러라고 들었어요. (압록강 타이어공장에서) 그걸 연구했을 거에요. 그래서 (김정은이) 대만족해가지고 “야, 쌀 좀 주라. 기름도 같이해서 주라” 그랬겠지. 그거 노동자들한테 주는 거예요, 쌀하고 기름은...
압록강타이어공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심혈을 기울여온 대륙간탄도미사일용 이동식 발사차량(TEL) 타이어를 생산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김 총비서는 2017년 말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에 사용된 9축 이동식 발사차량의 대형 타이어 생산에 성공한 뒤 현지지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도 지난 1일 “요즘 자강도에 사는 친인척으로부터 만포시의 한 군수공장에 중국산 입쌀과 기름이 대량 유입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면서 “당에서 압록강다이야공장에 수입식품을 보장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만포시 ‘압록강다이야공장’은 군수부분에 사용되는 다양한 형태의 다이야를 생산하는 중요한 군수공업기지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에 수입한 80톤의 중국산 입쌀과 기름 5톤 전량이 ‘압록강다이야공장’으로 보내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과거에도 당에서는 군수공업부의 지시로 해당 군수공장 노동자들에게 식량과 식품, 생필품을 우선적으로 공급했었다”면서 “그런데 작년 농사작황이 미진해서인지 최근 군수공장 노동자들도 식량을 제대로 배급받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군수공장은 원래 입쌀과 잡곡(옥수수, 밀가루)를 7:3 비율로 배급했는데 올해 2월에는 입쌀은 없이 옥수수만 총 배급량의 절반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름분 식량만 공급한 데다 부양가족은 제외하고 노동자에 한해서만 식량이 배급돼 결국 가족들이 함께 배를 곯는 상황에 처했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에 당에서 군수공업부분에 대량의 쌀과 기름을 수입해 보장했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군수공업에 치중하느라 나라의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외면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를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