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국지성 폭우와 돌풍에 피해 속출
2024.07.02
앵커: 북한 양강도에 최근 강풍을 동반한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새로 지은 농촌 살림집들에 피해가 집중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함경북도와 인접한 북한 양강도의 농촌들이 기습적인 폭우에 의한 크고 작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새벽시간대에 쏟아진 폭우에 강력한 돌풍까지 들이닥쳐 미처 손 쓸 틈도 없이 피해를 입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 농촌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0일 “어제(29일) 새벽 4시 30분부터 6시까지 사이에 매우 강력한 폭우가 한시간 남짓이 쏟아졌다”며 “폭우와 함께 태풍을 연상케 하는 강풍까지 불어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는 주로 함경북도와 가까운 대홍단군과 백암군, 운흥군과 보천군에서 발생했다”며 “비슷한 시간대에 다른 시, 군에도 폭우가 쏟아졌지만 피해가 적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운흥군과 백암군에서는 폭우와 강풍에 의해 한창 자라던 강냉이 대가 넘어지는 등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며 “보천군과 대홍단군에서는 지난해 가을에 입주한 농촌살림집들의 지붕이 날아가고 돌로 쌓은 울타리가 허물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강풍과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보천군”이라며 “보천군의 경우 지난해 양강도의 공장기업소들과 청년돌격대가 힘을 합쳐 완공한 가림천 제방의 일부가 허물어지고, 지금 한창 건설 중에 있는 읍 농장의 농촌살림집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강도는 지난(달) 24일에 이어 28일과 29일에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있었으나 국지성 호우를 동반한 강력한 돌풍까지는 예고하지 않았다”면서 “때문에 지난 24일과 같이 잔잔한 비를 예상했던 주민들이 갑작스런 폭우와 돌풍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일 “지난달 29일 새벽에 양강도의 여러 농촌들에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피해복구가 한창”이라며 “짧은 시간 사이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지난해 새로 지었던 농촌살림집들에 피해가 집중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폭우가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그 피해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다행히 한시간 정도에서 폭우가 그쳐 예측하기 어려운 피해는 벗어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농촌마다 시급한 복구를 위해 시멘트 긴급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 양강도는 여유 시멘트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피해복구를 다그치고 있는 양강도당과 도농촌경리위원회도 시멘트를 지원해 달라는 농촌의 요구엔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일각에서는 부실공사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폭우 피해가 적었다고 하는 혜산시의 경우도 검산리와 운총리에 건설 중인 여러 농촌살림집들에서 벽이 무너져 내렸다”며 “한시간 조금 넘게 내린 폭우에 이런 피해가 발생하면 장마철에는 그 피해를 짐작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주민들의 반응을 설명했습니다.
“건설중인 살림집의 벽이 허물어졌다는 건 그만큼 기초공사가 부실했다는 의미”라며 “허물어졌기에 다행이지 기초가 부실한 살림집은 완공되면 더 위험하다”는 주민들의 불안도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폭우가 참으로 다행”이라는 농촌 주민들의 반응도 강조했습니다.
“이번 비가 그동안 안일하게 대하던 강풍과 폭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며 “장마철 취약한 부분도 노출시켜 미리 대책을 취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양강도의 소재지인 혜산시의 경우 이번 폭우로 토사가 유출된 검산동 ‘카리비료공장’ 골짜기의 사방야계공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백암군에서도 지난해 중단한 서두수강 하류의 제방공사를 다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