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혜산서 소고기 불법 유통업자 공개처형
2023.08.31
앵커: 북한 당국이 불법 소고기 밀매 유통망을 적발하고 가담자들을 공개 처형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8월 30일, 수년 간에 걸쳐 소고기를 불법 유통시킨 밀매업자와 공범에 대한 공개폭로모임을 열고 수많은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들을 공개 처형했습니다. 조선인민군 특별군사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9명이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 총살된 것입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이 날 “오늘(30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혜산 비행장 등판에서 공개총살이 있었다”면서 “련봉 산지를 메울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총살 현장을 목격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늘 아침 도당위원회가 공개폭로모임에 대한 긴급지시를 하달했다”면서 “장마당은 휴장하고 공장, 기업소 종업원과 협동농장 농장원, 매(각) 인민반에서 17세부터 60세까지 걸을 수 있는 주민은 모두 참가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공개폭로모임은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조선인민군 특별군사재판소의 판결로 진행되었다”면서 “군사재판소의 판사가 각 죄인들에 대한 범죄를 내리 읽은 다음, 앞에 세운 말뚝(나무)에 선 남자 7명, 여자 2명을 군인 사격수들이 처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그들은 2017년부터 올해 2월까지 2천100여 마리의 국가소유 소를 잡아서 팔아먹은 죄로 총살당했다”면서 “소고기 유통에 가담한 양강도 수의방역소장, 도상업관리소 판매원, 농장 간부, 평양 모 식당책임자, 10호초소(평양 진입로 보위부 단속초소)에서 군인으로 복무하다가 제대(전역)한 대학생 청년 등 9명이 처형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만 5천명 정도의 군중이 모인 사형장은 사면을 법관(안전원, 보위원)들과 군인들, 정치학교(경찰 양성학교) 학생들이 3미터 간격으로 둘러막고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월31일 “어제 혜산시에서 특대형 범죄자들을 공개처형했다”면서 “총살현장의 끔찍한 장면이 자꾸 떠올라 밤새 한잠도 자지 못한 채 공포에 떨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2월, 소고기 장사꾼들이 평양으로 들어가다가 10호초소(보위부)에 단속된 특대형 밀매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원래 초소를 지키던 군인들이 제대하고 새로 배치된 신입 병사들에게 단속되면서 소고기 유통망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범인들이 양강도와 타지방의 공장, 기업소, 농장, 군부대 부업지의 소를 사들여 도축한 후 평양 식당 등 (북한)전역으로 유통시킨 것”이라면서 “판결문에 ‘소가 밭을 갈고 농사를 짓는데, 나라의 알곡생산을 저해하고 사회를 혼란시키려는 목적에서 소를 도축했다는 식으로 범죄를 크게 씌웠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조선인민군 특별군사재판소는 공개총살에 앞서 ‘이 자들은 우리나라의 하늘에도 땅에도 묻을 곳이 없는 대역죄인들로 3대를 멸족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